|컬럼| 178. 생각과 생각 사이 2013년 3월 캐나다에서 열린 국제 빙상연맹 세계 선수권대회 여자 피겨 스케이트 부분의 챔피언을 김연아가 획득했다는 소식이다. 인터넷에 올라온 동영상에서 "유나 킴 (Yuna Kim)"이 우아하고 절묘한 동작을 보일 때마다 미국인 해설자는 이런 찬사를 보냈다. Her skating is so effortless, gorgeous, .. 뉴욕중앙일보 컬럼, 잠망경 2013.03.25
|컬럼| 177. 시어머니 옆구리 2013년 3월 초에 북한이 핵무기를 들먹이며 남한과 미국을 위협하는 작태가 전 세계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영자 신문들은 하나같이 북한의 도발적인 언사(provocative rhetoric)를 보도했다. 'provoke (도발하다)'는 라틴어의 'pro (앞으로)'와 'vocare (목소리)'가 합쳐진 말로서 '앞으로 목소리를 내.. 뉴욕중앙일보 컬럼, 잠망경 2013.03.11
|컬럼| 176. 앞장을 서는 사람들 2013년 2월 25일에 박근혜 대통령의 취임식이 있었다. 한반도에서 신라시대 진성여왕 이후 1115년 만에 다시 한 여성이 국가원수의 자리에 오른 감개무량한 날이다. 짐짓 머리에 왕관을 올려 놓은 왕이거나 있는 그대로의 맨머리를 보여주는 대통령이거나 한 개인이 한 국가를 대표하기는 .. 뉴욕중앙일보 컬럼, 잠망경 2013.02.25
|컬럼| 175. 고기를 좋아하세요? 내 어릴 적 할머니는 고기를 '괴기'라 하셨다. 그리고 뜨거운 것을 잘 먹어야 남의 눈에 '괸다' 하셨던 것도 잊혀지지 않는다. 고기의 어원에 대하여 문헌을 찾아 보며 연구했지만 지금껏 큰 성과가 없었다. 그러던 차 요 얼마 전에 영어 관용어의 'stick to one's ribs'가 생각나면서 이거다! 싶.. 뉴욕중앙일보 컬럼, 잠망경 2013.02.11
|컬럼| 174. 떡 떡에 대한 속담을 살펴보았다. '값싼 게 비지떡'이라며 떡의 품질을 차별화하는 우리의 엘리트 기질을 인정한다. 미각만으로는 부족해서 '보기 좋은 떡이 먹기도 좋다' 하는 당신과 나의 취향도 알아냈다. 떡에 상응하는 개념으로는 파이(pie)가 있다. 이를테면 'pie in the sky'를 '그림의 떡'.. 뉴욕중앙일보 컬럼, 잠망경 2013.01.28
|컬럼| 173. 몸에 대한 말들 누가 예쁘고 마음에 쏙 들었을 때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다'는 우리말에 대하여 생각해 보았다. 사람을 눈에 넣다니. 바늘 구멍으로 낙타가 들어간다는 식으로 들리지 않는가. 'the apple of one's eye'라는 말이 떠오른다.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정도로 누구를 예쁘고 귀여워한다는 바로 그 .. 뉴욕중앙일보 컬럼, 잠망경 2013.01.15
|컬럼| 172. 비참한 사람들 '레 미저러블'을 보았다. 20살에 첫 시집을 출판한 빅토르 위고가 60살에 탈고한 서사적 장편소설을 충실하게 옮겨 놓은 영화였다. 어릴 적 '장발장'이라는 제목으로 읽었던 소설이었다. 예나 지금이나 가장 인상에 남는 대목은 마들레느 신부가 경찰이 잡아온 장발장 앞에서 은식기를 선.. 뉴욕중앙일보 컬럼, 잠망경 2012.12.31
|컬럼| 171. 흰 눈 사이로 썰매를 타고 스패니시 악센트가 심한 사람들을 대하다 보면 그들의 발음이 미국 본토 영어와 어떻게 다른가 하는 공부를 은근히 하게 된다. 얼마 전 세차장에서 차의 일부분이 잘 씻어지지 않은 듯해서 뚝뚝 떨어지는 물기를 수건으로 닦는 소년에게 항의를 했더니 그가 "뼁!" 해서 깜짝 놀랐다. 이민 .. 뉴욕중앙일보 컬럼, 잠망경 2012.12.18
|컬럼| 170. 죄의식, 혹은 부끄러움 일주일에 두 번 정신병동 환자들에게 강의를 하는 일정 중 얼마 전에 '양심'을 화제로 삼은 적이 있다. 양심을 전문용어로 'superego'라 하는데 우리말로 '초자아'라 번역하고 사람 마음 속에 내재하는 도덕성을 얼추 뜻한다. 칠판에 'superego'라 써 놓은 후 'super' 부분에 밑줄을 긋고 무슨 뜻이.. 뉴욕중앙일보 컬럼, 잠망경 2012.12.04
|컬럼| 169. 재갈을 물린 남자 한국서 온 친구를 만나 이런저런 얘기를 하는 중 어느 병원의 '캬파'가 미달이라는 말을 들었다. 얼른 이해를 못했지만 앞뒤 문맥으로 보아 그 친구가 'capacity (능력, 수용력)'이라는 단어의 첫 부분을 잘라서 말한 것 같은데 이국적인 발음 티를 내기 위하여 '캬파'라 발음한 것 같다. 옛날 .. 뉴욕중앙일보 컬럼, 잠망경 2012.11.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