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기의 글동네/시 305

비린 봄 / 황재광

비린 봄 황재광 사월의 길바닥에 누워있는 저 어린 벚꽃의 몸에는 젖 내음이 묻어있다 우유빛 비린내가 난다 실성한 어미 벚꽃나무 봉두난발 산발한 머리 흔들어 대고있다 하늘은 푸르고 푸르러 그리운 사람을 그리워하고 니가 죽고 내가 살고 내가 죽고 니가 살고* 절벽 위에 서 잇는 어미 벚꽃 진절머리 짧은 생 찢고 흔들어 날려 보낸다 베아트리체 눈물에 젖어 빛나는 눈 베아트리체여 *서정주 시 한 구절 빌려 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