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컬럼| 199. 힘 올해는 말띠 해라서 정초부터 말에 대한 글들이 인터넷이며 신문에 자주 쏟아진다. 짧고 급하게 발음하는 말(horse)과 여유를 부리면서 길게 ‘마알’이라 발음하는 말(word)을 텍스트로 표기해 놓으면 똑 같아 보이기 때문에 이 두 단어를 잘 섞어서 재치 있게 모두들 말 재롱을 부린다. 올 .. 뉴욕중앙일보 컬럼, 잠망경 2014.01.16
|컬럼| 198. 찰리 브라운의 겨울 엊그제 정신과 입원환자들에게 강의를 하면서 '연말 증후군'에 대하여 장황하게 설명을 늘어놓았다. 미국 어린이 만화에 나오는 찰리 브라운이 매해 크리스마스가 되면 우울해 한다는 말도 했다. 당신과 나처럼 마음이 불안정할 때가 많은 찰리 브라운은 늘 'security blanket', 안전 담요(?)를.. 뉴욕중앙일보 컬럼, 잠망경 2013.12.30
|컬럼| 197. 우리를 지배하는 것들 2013년 12월 14일에 뉴저지 티넥(Teaneck)의 홀리네임 병원(Holy Name Medical Center)이 개최한 정신건강 엑스포 'Family Mental Health and Addiction'에서 강연을 하기로 했다가 폭설 때문에 불참해서 못내 아쉬웠다. 'addiction'은 16세기에 생긴 라틴어 'addictus'에서 유래한 말. 본래의 뜻이 '배달하다'였고 나중.. 뉴욕중앙일보 컬럼, 잠망경 2013.12.16
|컬럼| 196. 수프에 빠지다 누가 당신과 언쟁을 한 뒤끝에 ‘잘 먹고 잘 살아라!’ 하며 소리치고 돌아선다면 그 말은 축복이 아닌 저주임이 틀림없다. 그렇듯 '먹는다'는 말에는 잡스러운 뉘앙스가 숨어 있다. 삶에 있어서 사랑이나 우정 또는 취미생활 같은 세련된 주제를 마다하고 먹는 것을 들입다 강조하는 순.. 뉴욕중앙일보 컬럼, 잠망경 2013.12.03
|컬럼| 195. 속이 편해야 '맛집'이나 '먹자골목'을 영어로 직역하면 말이 안 된다. 'tasty house'나 'Let's eat alley'라는 신조어는 어떨까 하다가 킥하고 웃음을 터뜨렸다. 정신분석학 차원에서 보면 우리 단군의 후손들은 아무래도 구강형(口腔型)이 지배적이라는 느낌이다. 구강형 성격의 특징은 'attention seeking behavior (.. 뉴욕중앙일보 컬럼, 잠망경 2013.11.18
|컬럼| 194. No Problem! 'thank (감사하다)'라는 단어는 영어의 근원으로 추정되는 전인도 유럽어의 '*tong-'에서 유래했는데 본래 'feel (느끼다)', 혹은 'think (생각하다)'라는 뜻이었다가 14세기에 '고마워하다'라는 의미로 변했다. 'thank'와 'think'는 거의 같은 말이었다. 고대 유럽인들은 서로를 느끼고 생각하는 것이 .. 뉴욕중앙일보 컬럼, 잠망경 2013.11.03
|컬럼| 193. 가을, 그리고 그리움 아무래도 가을을 그리움의 계절이라 불러야 할 것 같다. 창 밖의 떡갈나무들이 기우뚱 허리 숙여 잎새를 떨구는 10월 하순쯤 짙푸른 하늘을 힐끗 올려보면서 당신은 형언할 수 없는 그리움이 치솟아 오를 것이다. 그런 그리움은 일상적인 마음으로서는 얼른 알아차리기 힘들고 신비스러.. 뉴욕중앙일보 컬럼, 잠망경 2013.10.21
|컬럼| 192. 'Good'이 좋다고? 'The road to hell is paved with good intentions' 라는 격언이 있다. 직역하면 '지옥으로 가는 길은 선의(善意)로 포장돼 있다'가 된다. '빚주고 뺨 맞는다'는 우리 속담이 떠오른다. 좋은 의도에서 남에게 돈을 꾸어 줬다가 나중에 돈을 갚으라고 요구하니까 얼토당토않게 뺨을 맞는 지옥 같은 상황을 .. 뉴욕중앙일보 컬럼, 잠망경 2013.10.07
|컬럼| 191. 과격한 언사 미국에 오래 살면서 시시때때 근래의 우리말 유행어를 생소한 눈으로 살펴본다. '대박'은 금은보화를 듬뿍 실은 '큰 배(大舶)'를 뜻하거나 노름꾼 용어이거나 또는 제비의 부러진 다리를 치료해 준 흥부가 횡재를 한 커다란 박에서 유래했다는 둥 의견이 분분한 단어다. 요행수를 찾아 몸.. 뉴욕중앙일보 컬럼, 잠망경 2013.09.23
|컬럼| 190. 리스펙트 1980년대부터 흑인들 사이에 유행하기 시작한 'dis' 혹은 'diss'라는 짧은 슬랭이 있는데 'disrespect'의 준말로서 결례하거나 무례한 짓을 한다는 뜻이다. 그러니까 비라도 내리는 어느 오후쯤 눈초리 사나운 흑인이 당신에게 'Are you dissing me?'라 크게 외쳤다면 '너 날 x으로 아는 거야?' 하는 의.. 뉴욕중앙일보 컬럼, 잠망경 2013.09.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