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티스를 위한 詩 106

|詩| 빛기둥

빛기둥 -- 마티스 그림 “분홍색 드레스의 소녀”에게 (1942) 빛 몇몇 빛 뭉치 초록 기둥에 대항하는 눈금 검정색 가느다란 눈금의 힘 눈 코 입이 없는 분홍색 여자의 힘 덜커덕 공중으로 뜨는 의자 육중한 안락의자의 힘 詩作 노트: 1942년 어느 날 눈 코 입이 없는 마티스의 여자가 안락의자 끄트머리에 앉아 손으로 의자를 짓눌렀다 © 서 량 2024.01.19

|詩| 동맥피

동맥피 -- 마티스 그림 “모피 코트”의 여자에게 (1936) 여자 몸을 덮고 있잖아 주홍색 구름이 지열을 끌어들이는 구름이 숨이 콱콱 막히게 두툼하다 무더운 무릎이 의자를 휘감아 오르는 여린 소망이 왼손 위에 얹혀있는 오른손이 두툼하다 숨소리 들리잖아 칙칙한 숨소리 詩作 노트: 여자가 모피를 몸에 걸치면 동맥피가 떠오른다 그래서 마티스는 여자 치마를 새빨갛게 그린다 ©서 량 2024.01.15

|詩| 화려한 배경

화려한 배경 -- 마티스 그림 “장식이 많은 배경의 화사한 모습”의 여자에게 (1925) 명암이 선명한 직사각형 여자 몸은 벽에 걸린 액자, 액자다 나른한 팔다리, 팔다리를 옥색, 하늘색 배경이 보좌한다 양탄자를 억누르는 대퇴근까지 詩作 노트: 마티스 그림을 감상하며 부드러움을 배운다 세상 모든 것들이 부드럽다고 느끼는 방법을 © 서 량 2023.12.30

|詩| 원색

원색 -- 마티스 그림 “줄마”라는 이름의 여자에게 (1950) 전신을 청색으로 가린 여자 pink색, pink색 desktop에 몸을 기대는 중 원색 서넛이 화폭을 탈출한다 세차게, 세차게 살색 병아리색 green색, green색 벽을 꽉 채우는 기대감, 기대감 詩作 노트: 이 마티스 그림은 아주 이상하게 부드럽다 여자 몸이 꼭 고속도로 같다 하늘로 치솟는 © 서 량 2026.12.27

|詩| 무의식

무의식 -- 마티스 그림 “휴식하는 댄서”의 여자에게 (1940) 나뭇잎새가 가리는 벽 목탄화 캔버스 앞 빨간 머리 여자 얼굴이 늠름하기만 하다 기하학 원칙을 쫓으려는 새까만 바닥 옆 이등변 삼각형 다리가 아주 버젓해 그치 詩作 노트: 마티스 그림에 여자 얼굴을 살펴보면 말이지 드물지만 아주 늠름하고 떳떳한 표정이 있다 © 서 량 2023.12.23

|詩| 입술 언저리

입술 언저리 -- 마티스 그림 “보라색 볼레로 블라우스”의 여자에게 (1937) 눈 속에 듬뿍 찬 눈동자 까만 눈동자 옅은 그늘 엷게 어리는 목 여자의 목 흰 치마폭 굵은 주름이며 오른손 위 왼손이 부드럽다 보라색 볼레로를 부추기는 빨간 립스틱도 詩作 노트: 이 마티스 그림 속 여자는 눈이 황소처럼 보인다. 블라우스는 투우사가 입은 볼레로 조끼처럼 보여. © 서 량 2023.12.21

|詩| 눈이 큰 금붕어

눈이 큰 금붕어 -- 마티스 그림 “금붕어와 함께 벗다”의 여자에게 (1922) 환하다 금붕어 여자의 몸 명암이 뚜렷한 주홍색 살색 금붕어 세 마리 중 하나만 눈이 참 커요 좀 튀어나온 금붕어 눈을 잘 점검하는 여자의 눈 조그만 원형 탁자 위에 붉은 과일 오롯이 얹혀 있는 가운데 詩作 노트: 이 마티스 그림은 슬쩍 보아도, 자세히 보아도 좀 현혹적이다. 금붕어도 벌거벗은 여자도 자기네들이 그런 줄 모르는 가운데. © 서 량 2023.12.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