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중앙일보 컬럼, 잠망경 479

|컬럼| 185. 엄마, 그 영원한 버스

1999년부터 2007년에 걸쳐 장장 8년 동안 미국을 흥분 시킨 케이블 티브이 주말 드라마 'The Sopranos (소프라노 가족)'의 주인공 'James Gandolfini'가 2013년 6월 19일 로마에서 휴가 중 51세의 아까운 나이에 심장마비로 죽었다. '제임스 갠돌피니'는 폭력이 난무하는 그 드라마에서 뉴저지 마피아의 우두머리, 'Tony Soprano' 역으로 인기가 대단했다. 그는 아내와 아들 하나, 딸 하나를 둔 가장에다가 스스로를 'waste management consultant (폐기물 관리 상담사)'라 칭하면서 마피아 범죄단체를 운영하는 이중생활을 한다. 1875년에 생겨난 말 'mafia'의 어원은 이태리 말로 용감하고 대담하다는 뜻이지만 원래는 고대 불어의 'mafler (..

|컬럼| 183. 고양이와 개와 쥐

It rained cats and dogs last night! 정말 그랬다. 요란하게 싸우는 고양이와 개처럼 지난 밤에 비가 억수로 내렸다. 승용차 여섯 대가 이리저리 부딪혀서 사고가 난 고가도로를 차들이 엉금엉금 기었다. 더러는 샛길을 이용하러 했지만 교통이 막히기는 마찬가지였다. 출근이 이렇게 늦어진다는 건 아주 곤혹스러운 일이다. 곤경에 빠졌다는 뜻으로 'between the devil and the deep blue sea'가 있다. 사람이 '악마와 짙은 청색의 바다'사이에 위치해 있다는 섬뜩한 표현이다. 이런 걸 한자로 진퇴양난(進退兩難)이라 하지만 나는 귀에 얼른 쏙 들어오는 '빼도 박도 못한다'는 순수한 우리말이 더 좋다. 그리고 그럴 때는 그냥 '쥐 죽은 듯' 가만이 있는 것이 상책이라는..

|컬럼| 182. 치고 때리기

어떤 말이나 행동을 하려는데 양키 친구가 선수를 치니까 아차, 내가 한발 늦었구나 싶었을 때 'You beat me to it! (선수 쳤네!)'라고 당신은 능숙하게 말할지어다. 'beat'는 상대를 이긴다는 뜻이지만 이 짧은 관용어는 얼른 이해가 되지 않는다. 허기사 '선수(先手)를 치다'도 좀 이상하게 들리는 건 마찬가지다. '먼저 손을 쓰다' 하면 쉽게 알아듣겠지만, 치다니. 야구선수가 날아오는 공을 배트로 치듯이? '치다'는 뜻이 다양하다. 우리는 공뿐만 아니라 손뼉도 치고, 피아노도 치고, 화투도 치고, 헤엄도 치고, 눈웃음도 치고, 악당의 목을 칼로 치고, 보신각의 종을 치고, 여자가 맘에 드는 남자에게 꼬리를 치고, 국에 간장을 치고, 앞마당에 닭을 치고, 경을 치기도 하고, 사기도 치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