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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럼| 66. 무리 본능

무리본능 'herd'는 '떼' 또는 '무리'라는 말로서 범어의 'sardah'에서 비롯됐고 본래 줄(열: 列) 혹은 그룹이라는 뜻이었다. 동물이 떼를 지어 무리 생활을 할 때 옆으로나 앞뒤로 줄을 짓는 모습에서 온 말. 이것을 한자로는 군(群: 무리 군)이라 표기하는데 '임금 군'에 '양 양'을 합쳐서 만든 형성문자로서 양 같은 가축이나 동물 집단을 의미한다. 어원학자 서정범 경희대 명예교수에 따르면 무리 군자에 양이 들어간 것을 보니 군(群)은 우리가 짐승을 인식한 것에서 시작된 것이라 한다. 목동이라는 의미의 'shepherd'도 워낙 'sheep(양)'과 'herd'를 합쳐서 만든 말로서 양떼라는 뜻이었는데 양을 보살피는 사람이라는 뜻이 돼버렸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인류는 양과 그토록 친숙했다. 군..

|詩| 종려나무 두 그루

키가 크면 싱겁대. 황새건 기린이건 바닥에 놓인 조그만 실존이 쉽사리 눈에 들지 않는대. 사랑하는 남자가 그리워, 그리워서 허리가 휘어지는 여자가 흘린 눈물방울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는 거지. 인적 드문 해변에 아담하게 세워진 토담집을 꿈꾸고 있거든요. 뭉게구름 건너편 정기가 내 나긋나긋한 허파꽈리에 와닿기를 기다리는 중이예요. 당신과 내가 양탄자 바닥에 옆으로 누워 발장난이라도 치면 좋겠어. 그게 다야. © 서 량 2026.07.29

2026.07.30

|詩| 소프트웨어

맨해튼 브로드웨이에 빛이 출렁인다. 흰빛 노랑 검정 갈색. 경직된 스페인어 악센트. 중동의 나이 어린 테러리스트들이 자살 폭탄을 성욕의 수단으로 삼는 비법일 수도. 미친 듯 질주하는 말을 타고 휘두르는 어메리칸 인디언의 춤추는 도끼도 빛의 spetrum 품목에 들어갈 거다. 맨해튼에 브로드웨이에 깔리는 software. 바람에 흔들리는 빌딩 골반뼈 위치가 미세하게 변한다. 이 순간 내가 화석이 된다면 무슨 색깔로 남을까. 서정주의 다정한 누나 곁 국화 빛일 수도. 신호등이 초록에서 노랑으로 바뀌며 물씬한 꽃 비린내로 등골이 찌릿해지는 병아리색일지도.© 서 량 2026.07.28

2026.07.29

|詩| 낚시면허

...나도 당신을 좋아했어, 교외에 있는 당신 집의 슬픔, 당신의 초라한 정원도, 담당구역, 문닫은 작은 부서에서 찾은 당신의 지도를 갖고 있어 낚시 권한도 포함돼 있지- The Magnetic Fields: Andre Breton & Philippe Soupault (1920), 14 쪽 입술이 부르트도록 색소폰을 불었지 100년 전 프랑스에서 누군지 색소폰을 불었어 입술이 부르트도록 24살짜리 *앙드레 브르통 정신분석으로 훤칠해진 이마 위에 벌레, 다정한 벌레 고물고물 기어 다니는 **automatism 검열당국 직원들이 바캉스 떠나고 없는Paris 한적한 교외, 저도 도시의 자율신경을 믿어요 금빛 물고기를 잡아야겠어 펄펄 뛰는 채로, 눈부신 파도를 헤집고 튀어 오르는 물체, 젖빛 여름 하늘 구름 쪽..

2026.07.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