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기의 글동네/시 305

둥지 틀기 / 윤영지

둥지 틀기 윤영지 잔 가지, 풀 조각, 흙 알갱이 젊음과 패기와 땀방울이 한데 이겨져 다부진 준비를 한다 지붕도 없이 적나라한 어둠 속에 매서운 비바람을 고스란히 맞아낼 아직은 여린 살결의 젊은 군병 홀로 서기를 일찌감치 배워 다져진 젊음, 확신에 찬 손길이 가슴 졸이는 어미의 어깨를 다독거린다 허드슨 강의 정기를 들이마시며 땀방울로 응축해간 단단한 패기를 굳게 다문 입술 위 따스한 미소로 어미에게 약속의 눈빛 지으며 오늘도 너는 길을 떠난다 네 어깨 위에 주어진 둥지를 틀기 위하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