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기의 글동네/시

둥지 틀기 / 윤영지

서 량 2010. 7. 11. 08:44


둥지 틀기

 

               윤영지

 

 

잔 가지, 풀 조각, 흙 알갱이

젊음과 패기와 땀방울이

한데 이겨져 다부진 준비를 한다

 

지붕도 없이 적나라한 어둠 속에

매서운 비바람을 고스란히 맞아낼

아직은 여린 살결의 젊은 군병

 

홀로 서기를 일찌감치 배워

다져진 젊음, 확신에 찬 손길이

가슴 졸이는 어미의 어깨를 다독거린다

 

허드슨 강의 정기를 들이마시며

땀방울로 응축해간 단단한 패기를

굳게 다문 입술 위 따스한

미소로 어미에게 약속의 눈빛 지으며

 

오늘도 너는 길을 떠난다

네 어깨 위에 주어진 둥지를 틀기 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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