둥지 틀기
윤영지
잔 가지, 풀 조각, 흙 알갱이
젊음과 패기와 땀방울이
한데 이겨져 다부진 준비를 한다
지붕도 없이 적나라한 어둠 속에
매서운 비바람을 고스란히 맞아낼
아직은 여린 살결의 젊은 군병
홀로 서기를 일찌감치 배워
다져진 젊음, 확신에 찬 손길이
가슴 졸이는 어미의 어깨를 다독거린다
허드슨 강의 정기를 들이마시며
땀방울로 응축해간 단단한 패기를
굳게 다문 입술 위 따스한
미소로 어미에게 약속의 눈빛 지으며
오늘도 너는 길을 떠난다
네 어깨 위에 주어진 둥지를 틀기 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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