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기의 글동네/시

푸른 잠 / 최양숙

서 량 2010. 7. 16. 22:54

 

푸른

 

             최양숙

 

 

어둔   광풍에 

가슴에 울리는 소리

뿌리는 흙을 움켜쥐었지만

땅바닥을 뒤집어놓고

드러내지 말아야 할

내장을 꺼낸

 

없는 나무

새벽 어스름에 눈뜨지 못하고

혼을 나누던 작은

깃들지 못해 슬픈

그림자는 기척 없이

바람 줄기 잡을 없는

메마른 잎새의 시간

 

하늘 향한 염원도

어우르지 못하고

잘릴 때를 기다리는

진한 수액  굳어진 날개는

푸른 잠을 잔다 

그리고

여름날은 푸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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