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기의 글동네/시

꽃사랑 / 황재광

서 량 2010. 6. 2. 04:33

 

꽃사랑

 

                     황재광 

 

무궁화 꽃을 보면 동해물이 출렁이고

백두산이 으쓱하며 어깨를 추스르던 옛날 옛적에

사랑하는 여자 아이 하나 있었는데

성질이 무지 더러운 아이였다

그녀는 나를 본 척 만 척

내 사랑에 화답하지 않았다

그래도 아무렇지도 않았다

그녀는 어릴 적 집 앞마당 꽃밭 귀퉁이에 핀 

붓꽃 같았기 때문이다.

 

꽃은 피어주는 것이 사랑이어서

나는 그녀에게

아무것도 바라지 않았다

그러자 그녀는 금새 시들어 버렸다

 

'김정기의 글동네 > ' 카테고리의 다른 글

둥지 틀기 / 윤영지  (0) 2010.07.11
압력 밥솥 / 황재광  (0) 2010.06.06
빗방울의 전주 / 최덕희  (0) 2010.05.31
위험한 다이어트 / 조성자  (0) 2010.05.29
언젠가 / 황재광  (0) 2010.05.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