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사랑
황재광
무궁화 꽃을 보면 동해물이 출렁이고
백두산이 으쓱하며 어깨를 추스르던 옛날 옛적에
사랑하는 여자 아이 하나 있었는데
성질이 무지 더러운 아이였다
그녀는 나를 본 척 만 척
내 사랑에 화답하지 않았다
그래도 아무렇지도 않았다
그녀는 어릴 적 집 앞마당 꽃밭 귀퉁이에 핀
붓꽃 같았기 때문이다.
꽃은 피어주는 것이 사랑이어서
나는 그녀에게
아무것도 바라지 않았다
그러자 그녀는 금새 시들어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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