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Captain James Cook 온종일 철석이는 파도 소리 말고 다른 아무런 소리도 듣지 못하는 Hawaii 원주민들이 그 무렵 James Cook 선장이 몰고 온 배에서 이런 저런 물건을 훔쳤다는 소식을 바다가 들은 거지. 바다는 가슴이 말라, 가슴이 말라 우주의 숨길을 그리워하는 중 Kilauea 화산이 뻥 터지는 순간 마침내 말문이.. 詩 2014.02.03
|詩| 각성 그림 껍질을 벗기는 중이란다 혀 뿌리를 슬쩍 스치는 양파, 양파 향기랑 You gotta drive to survive You gotta go anyway, you know? 혹한에 떨고 있는 그림 한 장, 근사한 그림 한 장을 쓱 밟고 지나가는 당신 잠재의식에 황금빛 눈부신 액자를 입혀야겠어 그건 우연, 무지막지한 우연이었어 You gotta drive t.. 詩 2014.01.18
|詩| 인형의 눈 안개가 그득해 안개는 서두르지 않고 나를 지나친다 내가 보는 큰 눈이 내 눈을 샅샅이 살핀다 눈알이 스르르 움직이네 투명한 설정의 startup program! 내 혼백이 어디에 박혔는지 궁금하다 빤히 쳐다본다 인형이 턱으로 말하는구나 아무렴 무슨 말이면 어때 목소리가 들리는 쪽으로 고개를 .. 詩 2013.11.10
|詩| 커다란 책 책은 내 눈까풀을 덮는 이불이다 책을 읽으면 머리 속에 폭풍이 일어나지 폭풍이 내 염통이며 콩팥을 휩쓸고 지나가지 I beg your pardon? Uh-oh! He's going at it again. 보인다 분열증세가 보인다 책이 미쳐간다 책은 어처구니 없는 사이즈야 내 말을 믿어 줘 책은 눈물을 흘리지 않거든 맞아요 눈물.. 詩 2013.10.27
|詩| 노래방 주인의 죽음 도시에 땅거미가 질 때쯤 산허리는 이슬에 젖는다 타악기 소리 들려요 아무도 술을 마시지 않네요 두 번째와 네 번째 박자에 무릎을 위쪽으로 올린다 샤워를 마치고 몸의 물기를 닦는 중이었어요 51세의 노래방 주인이 노래방 밖에서 흉기에 찔려 죽었대 묵중한 쇳덩이가 여럿 붙어있는 .. 詩 2013.09.16
|詩| 같이 앉아서 노릇노릇한 금잔디 동산의 메기 흥겨운 멜로디가 떠오를 때마다 깊은 호수에서 쿨쿨 자며 잠꼬대하는 메기 비린내 풀풀 풍기는 긴 수염 몇 개를 상상한다, 잠시 둔중한 꼬리를 좌우로 자꾸 흔드는 메기 초고추장에 엄청 찍어 먹어도 좋은 메기 콧날이 매우 날카로운 한참 신선한 얼굴 나 .. 詩 2013.09.02
|詩| 태양의 흑점 내 눈 속 깊숙이 무수한 별무리가 뜨고 지는 영상이 표지화면에 꽉 박혀있네 태양의 여행기록은 성미 거센 당신의 조울증을 닮았어 빙글빙글 돌아가는 내 마음의 풍차랄까 태양의 잠재의식이란 변덕스런 기상변화를 억지로라도 다스리는 힘이야 먼 행성들이 빈둥거리는 사이에 터지는 .. 詩 2013.08.19
|詩| 성북동, 또는 신당동** 시를 쓰려다가 창 밖 떡갈나무 잎새들과 나 지금 경쟁한다 응 그래 그건 그들이 순전히 자유연상의 힘으로다가 힘차게 흔들리는 여름 성북동 언덕길을 터벅터벅 걸어가던 날, 인체 해부학에 대한 호기심뿐만 아니라 키 큰 미루나무들이 일렬종대로 서서 끊임없이 재잘대던 오후에 당신 .. 詩 2013.08.06
|詩| 후렴*** 걸핏하면 미안하다고 흥얼거리는 그녀에게 크게 정이 쏠리지 않는다 미안하다는 건 순전히 상대방 기분에 초점을 맞추는 마음가짐이야 나보다 한참 어린 버마 태생 정신과 여의사를 향한 내 정신상태도 마찬가지 메커니즘을 거친다 그녀가 여동생 네 명중 내 평생토록 한 번도 마음을 .. 詩 2013.07.10
|詩| 빗방울 무한정 밀려드는 가보지 못한 곳에 대한 그리움이랄까 도마뱀 등허리보다 더 환한 초록색 탐조등이 당신의 의식을 면밀히 검색하는 동안 쿵, 칙, 타다닥! 타악기 소리 들린다 흠, 탯줄을 끊기 전부터 오래 기다리는 운명이라는 걸 진작부터 알고 있었다는 사연이구나 쿵, 딱! 운명 같은 건.. 詩 2013.05.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