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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 달 잡기*

달은 도무지 끝이 없는 추억의 늪에서 해상도도 촘촘한 컴퓨터 메모리로 내가 생각이 없을 때만 골라서 나를 찾아왔다 그건 그야말로 급습이었어 오해하지 말아라 내가 슬펐다는 게 아니라는 걸 달을 뜯어본다는 건 참 쑥스럽고 이상해 눈만 감으면 고만인 걸 달을 마음을 단단히 먹고 양 손으로 꽉 붙잡았다 달은 아무 저항 없이 몸부림도 치지 않았다 달과 나 사이에 비가 주룩주룩 내렸어 오해하지 말아라 비속에서 누군가가 좀 심하게 울었다는 걸 © 서 량 2012.10.03

2012.10.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