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를 쓰려다가
창 밖 떡갈나무 잎새들과 나 지금
경쟁한다 응 그래 그건 그들이 순전히
자유연상의 힘으로다가 힘차게 흔들리는 여름
성북동 언덕길을 터벅터벅 걸어가던 날, 인체 해부학에 대한 호기심뿐만 아니라 키 큰 미루나무들이 일렬종대로 서서 끊임없이 재잘대던 오후에 당신 꽃무늬 주름치마 바람결 찰카닥 찰칵 스마트폰 사진으로 찍히는 파노라마, 그게 내 시의 준엄한 문법일 수도 있어
신당동 전차길이 거미줄보다 찬란해
아침 이슬이 첨벙첨벙 떨어지면서 실로폰 소리 요란하네 나
지금 시를 쓴답시고 매미소리 울창한 한여름 급류에 휩쓸리는데
나 언제까지나 제자리에서 철버덕철버덕 물장구만 치려는지
© 서 량 2013.0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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