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커다란 책

서 량 2013. 10. 27. 20:52


책은 내 눈까풀을 덮는 이불이다 책을

읽으면 머리 속에 폭풍이 일어나지 폭풍이

내 염통이며 콩팥을 휩쓸고 지나가지

 

I beg your pardon?

Uh-oh! He's going at it again.

 

보인다 분열증세가 보인다 책이 미쳐간다 책은

어처구니 없는 사이즈야 내 말을 믿어 줘 책은

눈물을 흘리지 않거든 맞아요 눈물은 값싸요 흘겨

본다 40인치의 모니터가 90도로 일어서서 날 흘겨

본다 말도 안돼 시대가 시대이니만큼 책은 이제

누워만 있을 수는 없다는 게 제 결론입니다

 

He don't care about it no more. No more.

Like I said, he don't care no more!

 

책 속에 뛰어들어야겠어 첨벙 내 그리움 한복판으로

대천(大川) 앞바다 물길에 둥실 떠내려가는 당신 유년기에

한바탕 질탕하게 매달려 보세요 그래요

 


© 서 량 2013.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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