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허드슨강 무지개 허드슨강 무지개 누군가 언젠가 말하지 않았던가미안한 마음 없이 생각도 없이Green turtle 등 푸른 거북이Hammerhead shark 망치머리 상어 마음놓고 하늘을 헤집는 당신이며다 화려한 환상이라고 까만 배에 노란 줄이 죽죽 간 열대어처럼 詩作 노트:허드슨강 바닥 깊숙이 환상 속 당신이 숨어있다. 비 개인 후 솟아나는 무지개를 보면 알 수 있다. © 서 량 2015.06.16 詩 2025.06.17
|詩| 조지 워싱턴 브리지 조지 워싱턴 브리지 철제의 기둥이 쓰러지며 당신을 덮듯동쪽을 지배하는 세찬 기력뉴저지를 스치는 낙동강 물결이여바람결 허드슨 강에 흩어지며 코 앞에 살아나는 샛노란 꽃잎 나리 나리 개나리 숨결이다 철제의 기둥이 신음하며 당신을 달래듯하늘을 감싸는 낙동강 그림자여내 아버지의 시퍼런 청춘이여 詩作 노트:2001년 첫 시집에 내놓은 이 시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 말 수를 많이 줄이고 고쳤지만. 아무렴, 역시 나는 나다. © 서 량 2025.06.14 詩 2025.06.15
|詩| 타고난 행복 타고난 행복 산 타는 사람들은 산과 사람이 얼마나 잘 어울리는지를 알고 싶어하지 처음부터 산을 정복하겠다는 생각을 하지 말아요 바람이 심하게 부는 날 산을 주름잡으며 넓은 보폭으로 산마루를 넘어보세요 행동자는 결코 관찰자가 될 수 없다 객관은 늘 주관을 따라가기 마련이지 맞아요 저 차가운 신의 표정만 봐도 얼른 알 수 있어요 그래도 당신은 기어이 산을 타겠다고요? 詩作 노트:14년 전에는 좀 횡설수설했다 그냥 본 대로 느낀 대로 쓰면詩가 되는 줄로 알았지 이제는 되도록 말수를 줄이기로 한다 © 서 량 2011.03.28 – 2025.04.07 詩 2025.04.08
|詩| 물고기 듀엣 물고기 듀엣 거무튀튀 빨간 흰 바탕 비단잉어 찌르르 전기가 통하는 동안 첫 소절 시작 박자 흡, 들이마신 후 척척 진행하는 재즈式 不協和音 물결에 휩쓸리는 바이올린 高音 조곤조곤 입질하네 못 참겠어 내 우울한 잉어꼬리 作動方式 사방팔방 무릎이 꺾이는 동안 거무튀튀 빨간 흰 바탕 비단잉어 詩作 노트:이 詩는 2007년 여름 ‘물고기 합창단’이라는 제목으로 썼다가, 다시 2021년 여름 수정했다가, 2025년 1월에 다시 썼다. 제목을 바꿨지. ⓒ 서 량 2025.01.25 詩 2025.04.08
|詩| 물고기 합창단 파도가 철버덕철버덕 옆구리를 때리는 동안 생선 가시가 입천장을 콕콕 찌르는 동안 내 연삽한 유년기 그림책에서 뛰쳐나온 새빨간 금붕어며 말로만 듣던 울긋불긋한 비단잉어며 전기 찌르르 오르는 거무죽죽한 뱀장어며 미끈한 민물 미꾸라지들이 지휘자 눈치를 잘 살피고 잔기침도 참아가며 긴장한 표정으로 첫 소절 첫 소리를 읍! 하며 한 박자 쉬고 곡을 시작하네요 순 재즈 식 불협화음이지 당신이 할 말이 많을 때 터지는 그런 불협화음이지 물론 바다에 금붕어들이 버글거렸다 말도 안돼 파도에 휩쓸리며 금붕어들이 바이올린 멜로디에 박자 맞춰 내 팔뚝이며 허벅지에 조근조근입질하고 있어 간지러워요 웃음이 나와아무리 참으려 해도 못 참겠어 물고기들이 노래할 때 꼬리지느러미를 같은 포지션으로 잡고 몸을 흔드네 훌륭해 아주 좋아요.. 詩 2025.01.26
|詩| 엉덩이 엉덩이 큰 동물 두 마리일방통행 표지 뼈아픈 화살표나는 고개를 옆으로 숙인다lower Manhattan, 갈대로 만든 코끼리 허리 꼬리 목덜미 더운 햇살 아래지푸라기 동물들이 어슬렁거리네 詩作 노트:Manhattan 남단 Chelsea Market 언저리 코끼리 전시장 설명판에 ‘From India with love”라는 거야 ⓒ 서 량 2024.10.06 詩 2024.10.06
|詩| 40년 전 40년 전 시카고에 부는 바람형 둘, 형편상 나는 진훈이 형뻘플러스 너다 준재야 쿵짝쿵짝나훈아 창법 구성진 재관이 형 이빨 웃음을 보아라바지 주머니에 양손을 넣고서 우두커니 서서 무슨 생각이냐 나는 詩作 노트:오세환 형님이 중심을 잡는 시카고 무슨 호텔의사악단 멤버 셋이 폼을 잡는다 ⓒ 서 량 2024.10.05 詩 2024.10.05
|詩| 캡처 캡처 순간 포착 경이로운 capture빛의 조화 어둠의 뒷받침시집을 읽다가 포커게임을 하다 말고생각이 떠오르네 눈만 마주쳐도 마주쳐도배경음악은 색소폰이며 당신 육성이다피아노 뚜껑을 활짝 열어 제키고건반을 두드리는 나긋나긋한 손길 詩作 노트:카드 놀이를 전혀 할 줄 모른다 마침잘됐다 핑계 김에 나발이나 불자 붕붕 ⓒ 서 량 2024.10.01 詩 2024.10.01
|詩| 드럼스틱 드럼스틱 닭다리를 닭다리라 하지 않지드럼스틱 맛있는 드럼스틱다리를 곧이곧대로 다리라 하면 당신은 약간 움찔하지 그치두구 두구 두둥 두둥 두둥~챙클로비스는 알고있다 발, 다리의 정신분석이 무모하다는 것을 詩作 노트:클로비스가 섬 양념 듬뿍한 레스트랑을 운영한다 섬 냄새가 나는 생선튀김이며 드럼스틱이 맛있다 ⓒ 서 량 2024.09.28 詩 2024.09.28
|詩| 대낮 대낮 선글라스를 쓰고나와 동떨어져앉아있는 당신눈을 찌푸린 채거무티티한 빌딩 옆 獨對를 기다리는 유리 건물 앞에 詩作 노트:맨해튼에 가면 상습적으로 눈을 찌푸린다 선글라스를 써도 빛이 너무 세기 때문이다 ⓒ 서 량 2024.09.24 詩 2024.09.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