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태양의 흑점

서 량 2013. 8. 19. 05:06


내 눈 속 깊숙이

무수한 별무리가 뜨고 지는 영상이

표지화면에 꽉 박혀있네

 

태양의 여행기록은

성미 거센 당신의 조울증을 닮았어

빙글빙글 돌아가는 내 마음의 풍차랄까

 

태양의 잠재의식이란 변덕스런 기상변화를

억지로라도 다스리는 힘이야

먼 행성들이 빈둥거리는 사이에 터지는

엄청난 사건인 것을

 

당신과 나는 흑점의 열풍이 가신 한참 후

어떤 모습의 화석으로 지구 어딘가에 남을 것이다

캄캄한 밤중에 우리가 이상한 꿈을 꾸는 동안


그 어마어마한 방사능이 터지는 사이에

부스스 일어나 가련한 영혼의 흔적조차 없이

용감무쌍한 기억으로 휙 사라지는 흙빛 얼굴로

 

        © 서 량 2013.0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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