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마지막 잎새를 정조준하다 가지 끝에 갈색 잎새 여럿 대롱대롱 매달린다 결단코 마지막이 없는 찰나 팽팽한 당신의 핵심을 겨냥한다 고요하다 간간 자지러지는 가을바람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던 거야 저도 똑같은 생각을 했어요 엄지와 검지를 직각으로 세워 남은 손가락을 오므리는 집중 잎새는 기세등등하다 한치도 틀림없는 영혼으로 남습니다 가을하늘이 경련한다 © 서 량 2020.11.21 詩 2020.11.21
|Poems| An Autumn Ogle An Autumn Ogle Looking back with one glance after another No other than a squirrel Flits about in the oak trees Whilst towards me you cast an autumn ogle motionless Whilst over the clam clouds the indigo sky waves swoop Cornering me over and over Varicolored brute force, with brute force Amidst the oak trees revolting Amidst burning aflame, playing dumb Betweenwhiles you get worked up No other t.. 詩 2020.10.29
|詩| 추파 힐끗힐끗 뒤돌아보며 다람쥐 한 마리 떡갈나무를 넘나든다 내게로 당신이 가만히 추파를 던지는 동안 쪽빛 하늘 파도가 조개구름을 덮치는 동안 나를 연거푸 몰아붙이는 울긋불긋한 뚝심, 뚝심으로 떡갈나무들이 들고일어나는 중 나 몰라라, 하며 활활 불타는 중 당신이 속상해하는 틈틈이 두더지 한 마리 풀숲으로 뛰어간다 © 서 량 2020.10.25 詩 2020.10.26
|詩| 눈을 45도 각도로 나쁜 꿈이 잠시 생시에 떠오르면 자네는 눈을 아래로 비스듬히 떨구시게 옴짝달싹 하지 않는 생각의 갈피 들쑥날쑥한 숨길을 토닥거리는 손길 어정쩡한 상대를 마다하지 않는 마음 가짐 꼬박꼬박 올라오는 댓글들 투박한 살결을 건드리는 소슬바람 가을바람 아 참 그랬구나 하며 외치기 직전 딩동댕 정답입니다 하는 희열 등등 벌건 대낮에 흑백 사무라이 영화의 한 장면이 불쑥 떠오른다면 자네는 눈을 아래 쪽으로 슬쩍 내리시게 마법의 주문을 뺨치는 45도 각도를 취하면서 © 서 량 2020.10.16 詩 2020.10.16
|詩| 맨손 세포분열이다 운명이다 부드러운 손길이다 가파른 손금입니다 바닥으로 떨어지는 금빛 비늘 사자머리 금붕어 가슴 지느러미 몸통 전체를 지배하는 맨손의 힘 손바닥이다 날아갈 것 같다 뻐근하다 손이 서서히 사라집니다 세포분열이 일어나요 당신의 주먹도 뜨거워지고 있나요 지금 ©서 량 2020.10.10 詩 2020.10.10
|詩| 나훈아 다시 애정을 꽃피우다 강원도 산골 별꽃들이 수근대면서 사랑은 눈물의 씨앗,이 경음악으로 깔린다 배경이 흔들리네요 사랑도 씨앗도 다 날아가버리고 나훈아의 눈웃음, 두툼한 등판에서 애정이 꽃피던 시절,이 거듭납니다 그가 맨몸으로 무대를 움직이는 장면을 도저히 잊지 못할 거예요 강원도 군인동네 산골 갈바람을 타고 울긴 왜 울어, 하며 울리던 미성(美聲)에 잡초,의 사나운 기운이 실리더니 이제 고향으로 가는 배, 멜로디를 빌려 소크라테스를 테스 형,이라 부르다니요 아닌 밤중에 나훈아가 과감하게 절절하게 ©서 량 2020.10.2 詩 2020.10.02
|詩| 魚眼렌즈 가을이 내 곁에 머문다 하늘색 도화지에 그리는 생선이 물 위로 솟구친다 사방으로 튕겨지는 무지개 색 속 깊은 바닥으로 몰려드는 물방울 양 옆을 잘 살피는 물고기 눈이 부드럽기도 하지 가을은 물속이야 그건 싱싱한 생선 향기 묻어나는 볼록 렌즈일 거예요 가파른 숨소리를 포착하는 수정체 180º 각도로 물 위를 점검하는 魚眼이 우리의 속을 들여다보는 가을이라니 © 서 량 2020.09.17 詩 2020.09.17
|詩| 내가 다시 찾은 요한 스트라우스 http://web.archive.org/web/20040404165033/http://msvoice.com/bestcom/detail.asp?cno=15&bno=1&tno=1101 詩 2020.08.25
|詩| 진공소제기 해와 달과 지구가 서로를 끌어당긴다 해와 달과 지구가 서로를 잡아먹으려고 안달을 부리는 거예요 그거는 해와 달과 지구는 전생에 팽팽한 관계였대 그 쓸쓸하고 팽팽한 내막을 아무도 모른대 그들은 서로를 힘껏 빨아드리면서 점점 더 부풀어오를 것입니다 썰렁한 우주를 헤집고 해와 달과 지구의 먼지와 코로나 바이러스를 인정사정없이 흡수하는 휴대용 진공소제기 공허한 진공소제기 외로운 진공소제기 그게 당신의 유일한 무기일 것입니다 아까 그런 흉기를 손에 든 내 자세를 생각했다 © 서 량 2020.08.23 詩 2020.08.23
|詩| 곁눈질 떨리는 바늘이랄까요 마음 한 번쯤 정갈하게 추스르고 한쪽으로 치우치는 바늘의 화려한 탈출이 눈 깜짝하는 사이에 일어났다 할까요 당신 쪽으로 눈이 쏠리다가 몰아치는 비바람에 기우뚱 쓰러지는 옛 마당 긴 빨래장대 같은 바늘, 내 대뇌피질 어느 곳에서 지금 희한한 빛으로 확 살아나는 그런 바늘이라면 어때 © 서 량 2003.02.08 -- 2020.08.07 詩 2020.08.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