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魚眼렌즈

서 량 2020. 9. 17. 20:05

 

가을이 내 곁에 머문다

하늘색 도화지에 그리는

생선이 물 위로 솟구친다

사방으로 튕겨지는 무지개 색

속 깊은 바닥으로 몰려드는 물방울  

양 옆을 잘 살피는

물고기 눈이 부드럽기도 하지

가을은 물속이야

그건 싱싱한 생선 향기 묻어나는

볼록 렌즈일 거예요

가파른 숨소리를 포착하는 수정체

180º 각도로 물 위를 점검하는 魚眼이

우리의 속을 들여다보는 가을이라니

 

© 서 량 2020.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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