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중앙일보 컬럼, 잠망경 479

|컬럼| 264. 장난스러움

정신과의사가 환자에게 유머러스한 말을 하는 것이 바람직한지 아닌지에 대하여 논란이 일어날 때가 있다. 물론 유머의 효과나 부작용은 환자에 따라 다르고 경우에 따라 다르다는 싱거운 정답이 결론이다. 사람 사이에 농담을 하면 안 된다는 법은 없을뿐더러 적절한 강도의 유머가 정신치료에 유효하다는 것이 잘 알려진 사실이다. 뉴욕 주립대학 진화심리학(Evolutionary Psychology) 교수 '글렌 게어(Glenn Geher)'에 의하면 적령기 여성들이 매력을 느끼는 남자의 첫째 조건이 유머감각이란다. 그는 현대사회에 있어서 인류의 존속을 위한 출산과 육아 역할을 담당한 여성들이 남성에게서 원하는 것이 재산보다는 지성이라는 점과 지성의 높고 낮음이란 유머감각이 얼마만큼 있느냐 없느냐를 보면 즉석에서 알아낼..

|컬럼| 260. 부끄러운 혹은 성숙한 뼈

우리 마음의 기능 중 초자아(superego)가 자아(ego)를 대하는 품새는 마치도 부모가 자식을 다루는 태도와 흡사하다. 초자아는 법과 질서를 일깨워주는 부성적(父性的)인 면 외에도 자아이상(ego ideal)을 북돋아주는 모성적(母性的)인 부드러움을 지닌다. 정신과 의사 피어스(Piers)와 인류학자 싱어(Singer)가 쓴 "Shame and Guilt" (1971, Norton)를 다시 읽었다. 당신과 내가 훈장처럼 달고 다니는 수치심과 죄책감의 정신분석적 해석과 인류학적 성찰로 가득한 100페이지 남짓한 얇은 책이다. 부끄러움과 죄의식이라는 우리의 정서는 온전한 초자아의 발육에서 비롯한다고 그들은 강조한다. 일설에 의하면 고대영어에서 '빚을 갚다'는 뜻으로 통했던 'guilt'는 참으로 딱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