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컬럼| 267. 자기관찰에 대하여 고등학교 시절 무슨 잡지에서 읽은 수필에 이런 구절이 있었다. -- "슬픔을 견뎌내는 자신을 바라보는 즐거움 때문에 편안한 마음으로 산다." 나는 아직도 그 문장을 떠올리며 혼동을 일으키거나, 이거다! 하는 깨달음에 번번히 빠진다. 우리는 자주 자신의 감정상태가 기쁨인지 슬픔인지 .. 뉴욕중앙일보 컬럼, 잠망경 2016.08.21
|컬럼| 266. 정신집중 뇌세포는 한번 손상 당하면 재생이 불가능하다는 고정관념이 근래에 많이 바뀌었다. 뇌세포는 얼마든지 재생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이것은 지난 10년 사이에 과학적으로 여러 번 증명됐고 일반인들에게도 널리 알려졌다. 뇌졸증, 파킨슨병, 그리고 외상성 두뇌손상 환자들에게 반가운 소.. 뉴욕중앙일보 컬럼, 잠망경 2016.08.08
|컬럼| 265. 다시 사랑한다 말할까 2016년 7월 셋째 주 미 공화당 전당대회에서 도널드 트럼프가 듣는 사람들 귀에 못이 박히도록 되풀이 한 말은 "Let's make America great again.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듭시다.)"이었다. 이 표어는 1980년에 로널드 레이건을 40대 대통령으로 만든 아주 유명한 공화당의 슬로건! '다시' 위대해지고 .. 뉴욕중앙일보 컬럼, 잠망경 2016.07.25
|컬럼| 264. 장난스러움 정신과의사가 환자에게 유머러스한 말을 하는 것이 바람직한지 아닌지에 대하여 논란이 일어날 때가 있다. 물론 유머의 효과나 부작용은 환자에 따라 다르고 경우에 따라 다르다는 싱거운 정답이 결론이다. 사람 사이에 농담을 하면 안 된다는 법은 없을뿐더러 적절한 강도의 유머가 정신치료에 유효하다는 것이 잘 알려진 사실이다. 뉴욕 주립대학 진화심리학(Evolutionary Psychology) 교수 '글렌 게어(Glenn Geher)'에 의하면 적령기 여성들이 매력을 느끼는 남자의 첫째 조건이 유머감각이란다. 그는 현대사회에 있어서 인류의 존속을 위한 출산과 육아 역할을 담당한 여성들이 남성에게서 원하는 것이 재산보다는 지성이라는 점과 지성의 높고 낮음이란 유머감각이 얼마만큼 있느냐 없느냐를 보면 즉석에서 알아낼.. 뉴욕중앙일보 컬럼, 잠망경 2016.07.11
|컬럼| 263. 동물근성 야크 팽크세프(Jaak Panksepp, 1943~ )는 현 워싱턴 주립대학에서 비교해부학, 약리학, 그리고 생리학을 전공하는 수의학 교수로서 '정신생물학자'로 손꼽히는 석학이다. 그는 오래 전에 실험실 쥐의 배를 간질여서 쥐가 초음파로 깔깔 웃는 소리를 사람 귀에 들리도록 녹음한 동영상을 만든 일.. 뉴욕중앙일보 컬럼, 잠망경 2016.06.28
|컬럼| 261. 대화, 그 엄청난 나르시시즘 현재 병동장으로 내가 일하는 정신병동에서 팀장을 하는 사회복지사(social worker), 낸시(Nancy)에 대하여 생각한다. 그녀와 나는 대체로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하는 듯하면서도 성격적으로 서로를 견제하는 경우가 잦은 사이다. 밤 사이 병동에서 생긴 일에 대한 보고를 받은 후 심리학자와 간.. 뉴욕중앙일보 컬럼, 잠망경 2016.05.30
|컬럼| 260. 부끄러운 혹은 성숙한 뼈 우리 마음의 기능 중 초자아(superego)가 자아(ego)를 대하는 품새는 마치도 부모가 자식을 다루는 태도와 흡사하다. 초자아는 법과 질서를 일깨워주는 부성적(父性的)인 면 외에도 자아이상(ego ideal)을 북돋아주는 모성적(母性的)인 부드러움을 지닌다. 정신과 의사 피어스(Piers)와 인류학자 싱어(Singer)가 쓴 "Shame and Guilt" (1971, Norton)를 다시 읽었다. 당신과 내가 훈장처럼 달고 다니는 수치심과 죄책감의 정신분석적 해석과 인류학적 성찰로 가득한 100페이지 남짓한 얇은 책이다. 부끄러움과 죄의식이라는 우리의 정서는 온전한 초자아의 발육에서 비롯한다고 그들은 강조한다. 일설에 의하면 고대영어에서 '빚을 갚다'는 뜻으로 통했던 'guilt'는 참으로 딱할 .. 뉴욕중앙일보 컬럼, 잠망경 2016.05.16
|컬럼| 259. 레몬과 올리브 레몬의 효험에 대하여 읽었다. 레몬은 항산화력이 강해서 세포손상과 노화를 방지할 뿐만 아니라 항암, 항염, 항독작용 또한 있어 각종 질병을 예방하는데 큰 도움이 된다는 사연을. 이렇듯 우호적인 분위기를 풍기는 레몬이지만, 새로 구입한 차가 자꾸 이런저런 말썽을 일으킬 때 우리.. 뉴욕중앙일보 컬럼, 잠망경 2016.05.02
|컬럼| 258. 악마 길들이기 루시(Lucy)라는 40대 중반의 백인여자에 대한 이야기를 해야겠다. 스무 살 갓 넘어 신과 악마의 목소리가 번갈아 들리는 환청 증세가 시작된 그녀는 그들이 내리는 명령을 들으며 살아가는 정신분열증 환자로 현재 내 병동에 입원 중이다. 악마는 그녀에게 다른 사람들을 마음대로 목 졸라 .. 뉴욕중앙일보 컬럼, 잠망경 2016.04.18
|컬럼| 257. 끈덕진 사랑이라니! 'transience'는 우리말로 '덧없음'이라 해야 근사한 번역이 될 것이다. 문자를 쓰고 싶으면 무상(無常)이라는 한자어를 써도 좋다. 'transience'의 첫 부분 'trans'는 'transportation(교통)'이나 'translation (번역)' 할 때의 'trans'와 같은 뜻으로서 관통하거나 건너간다는 동적(動的)인 의미를 갖는다. 불교.. 뉴욕중앙일보 컬럼, 잠망경 2016.04.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