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라지 / 최양숙 도라지 최양숙 다섯모 초롱 안에 소롯이 담은 애닯음 흰 저고리 연보라 치마에 담긴 젊은날 어머니의 속살 향내 머금은 불밝혀 그 사랑 기다리다 한여름 뒷뜰에 내려앉은 한줌의 별무더기 흙속에 묻은 가슴 겨울 추위 석삼년 버티다 이제사 볕을보고 채반에 가지런히 맨몸으로 누워 꽂히는 햇살 고스.. 김정기의 글동네/시 2009.09.10
김정기 선생님 생신 축하드립니다!! 김정기 선생님 생신 축하드려요. 멀리서 이런 식으로 마음만 전하는 것이 한없이 죄송하지만 부디 건강하시고 행복하셨으면 좋겠어요. 이 꽃다발 기억 나시지요? ㅎㅎ 선생님께서 제게 주셨던 꽃다발이에요. ^^ 이 꽃다발처럼 언제나 화사한 마음이면 좋겠어요. 선생님 사랑합니다! 그리고 그립습니다.. 김정기의 글동네/게시, 담론 2009.09.06
망중한 (忙中閑) / 윤영지 망중한 (忙中閑) 윤영지 늦여름이 허리 펴고 드러누워 두 팔 기일게 늘이고 초가을의 문턱을 잡고 밀어붙이는 나른한 오후 날아드는 이름 모를 새, 파닥이는 깃털의 떨림이 한적한 오후 햇살에 얄팍한 파장을 일으킨다 이 쪽에서 저 쪽으로 서로 화답하며 바지런히 파아란 하늘에 선을 그린다, 고추 잠.. 김정기의 글동네/시 2009.09.06
막간 휴식 / 윤영지 막간 휴식 윤영지 일 갔다와 입은 옷 그대로 침대 위에 대각선으로 누워 삐딱하니 고개 들어 창을 보니 양쪽 커튼 그림자 사이로 길다랗게 밝은 유리창 드러나는 파아란 하늘, 조그만 아기 구름들, 그리고 양 옆으로 드리워진 초록 나뭇잎들 하늘, 하늘, 높--은 하늘 드디어 막혔던 숨이 내쉬어진다 쉴 .. 김정기의 글동네/시 2009.09.04
선택 너머 / 송 진 선택 너머 송 진 올림픽 국립공원 깊은 숲 속에서 쓰러진 나뭇등걸에 돋아난 작은 방석만한 버섯과 마주쳤다. 윗면의 연한 갈색엔 세도나 흙빛의 경이로움 같은 게 어른거렸고 광어의 뱃살같이 포근한 밑면은 숲 속 가득히 팽창한 초록에 주눅이 들었는지 첫날밤 신부처럼 은밀하였다 독을 품고 있을.. 김정기의 글동네/시 2009.09.04
9월의 첫 날 9월의 첫날, 푸르른 하늘이 허드슨 강변을 감싸안은 날, 뉴저지 시문학반 회원들이 한 자리에 모여서 작은 촛불을 밝혔습니다. "선생님, 사랑합니다~" "선생님, 건강하세요~ " 최양숙 김정기의 글동네/게시, 담론 2009.09.02
글동네 글 올리기 몇 가지 사항 저의 블록과 병행하는 묘(?)를 십분 살리기 위하여 글동네에 올리는 글들은 전 화면을 조화를 염두에 둔 관계로 굴림체, 사이즈는 9pt로 통일하려 합니다 글을 올리실 때 그렇게 올려 주시면 고맙겠습니다 글자색은 가장 보편적인 검정색으로 하고요 (바탕체에 익숙하시거나 큼지막한 사이즈 12pt에 익.. 김정기의 글동네/게시, 담론 2009.08.31
게장을 담그며 / 최양숙 게장을 담그며 최양숙 집게를 갖다 대자 온 다리를 허우적거린다. 바다를 떠나고 개펄에서 올리운지 얼마나 오래 되었을까 차곡차곡 쌓여서 죽은듯 담겨 있다. 집 떠난 아이들에게 엄마라는 이름은 주말에 오겠다는 전화 속의 목소리에 깊은 잠에서 깨어나 허둥대는 몸짓으로 분주하다. 긴 집게로 싱.. 김정기의 글동네/시 2009.08.31
바쁜 일상을 초월하는 방법 소위 한국인들이 요새 눈에 쌍심지를 세우고 밝히는 머리를 맑게 하는 '노하우'에 대해서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물론 아침 저녁으로 인터넷을 열면서 검색도 하는 부지런한 사람, 혹은 생면부지의 타인의 블록을 방문하고, 심지어는 답글을 남기는 용기와 활기가 있는 분들을 위해서 드리는 말씀. 그나저나 누가 자신의 글에 대해서 답글을 달면 무슨 역사에 남는 명언이 아니라도 얼마든지 좋으니까 일단 답글에 대한 예의 비슷하게 답답글(댓글?)을 남기세요 마음 먹기에 딸렸어요. 답글이란 누가 "안녕하세요" 하는 것과 크게 다를 바 없습니다. 하다 못해 "아~ 네... 안녕하세요" 하면 되는 것을 그렇게 아무런 반응도 없는 건 좀 거시기 합니다. 말을 건 사람이 무안해 할 수도 있는 상황이랄까요. 가는 말이 고와야 오는 .. 김정기의 글동네/게시, 담론 2009.08.31
딸과 함께 한 꿈의 디즈니월드 디즈니랜드는 꼭 한 번 가보고 싶었었다. 유치원과 한국학교에서 늘 아이들과 같이 호흡하고 동심의 세계에서 살아서인가, 아니면 누구 말대로 정말 내 정신연령이 유치원 수준이라서인가. 이번 재미한국학교 교사학술대회가 플로리다라는 것을 알고 정원이보다 내가 더 좋아했다. 올랜도에 디즈니랜.. 김정기의 글동네/수필 2009.08.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