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이 편에서 마주 보고 있을…
수많은 독사진들
이 편에는 누구인가 서 있어
셔터를 열심히 눌러주었겠지
흘러가는 세월은 그저 무늬일 뿐
엄청나게 순수하고 해맑은 웃음을
달콤한 바람결에 실어 하늘로 띄워보내는 찰나
사랑의 앵글로 “Pause!”
멈추어 그림 그려주는 그녀가,
왠지 그보다는 그녀가 어울릴 법한
그 수많은 독사진들
이 편의 마술사가 보고 싶어,
순간의 수줍은 아름다움을 사로잡아
생포한 그녀의 매혹적인 눈동자가 보고 싶어,
함박꽃 웃음을 퍼뜨릴 듯한 그 손가락의
탄력있는 움직임의 선을 보고 싶어.
하나보다는 둘이 아름다운 삶
아름다운 둘에서 하나만을 보여주고
기억시키며 숨바꼭질하는
그렇게도 수많은 독사진들의 이 편을 말이야.
2009. 9.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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