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기의 글동네/시

당신의 이 편에서 마주 보고 있을... / 윤영지

서 량 2009. 9. 15. 09:08

 

당신의 이 편에서 마주 보고 있을

 

윤영지

 

수많은 독사진들

이 편에는 누구인가 서 있어

셔터를 열심히 눌러주었겠지

흘러가는 세월은 그저 무늬일 뿐

엄청나게 순수하고 해맑은 웃음을

달콤한 바람결에 실어 하늘로 띄워보내는 찰나

사랑의 앵글로 “Pause!”

멈추어 그림 그려주는 그녀가,

왠지 그보다는 그녀가 어울릴 법한

그 수많은 독사진들

이 편의 마술사가 보고 싶어,

순간의 수줍은 아름다움을 사로잡아

생포한 그녀의 매혹적인 눈동자가 보고 싶어,

함박꽃 웃음을 퍼뜨릴 듯한 그 손가락의

탄력있는 움직임의 선을 보고 싶어.

하나보다는 둘이 아름다운 삶

아름다운 둘에서 하나만을 보여주고

기억시키며 숨바꼭질하는

그렇게도 수많은 독사진들의 이 편을 말이야.

 

2009. 9.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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