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몸 피부세포가 툭툭 떨어지듯 눈발이 무작위로 흩날리는 정경을 그러려니 하는 표정으로 검토한다 눈 나부랭이들은 짙은 회색 창공에서 서로 좌충우돌하는 법이 전혀 없다 경솔하고 무의미한 몸들끼리 부딪히거나 말거나 뭐가 그리 대수롭겠어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윈드쉴드에서 오들오들 떠는 눈 떨거지들이
내 손바닥 두께만큼 쌓여 있네 너희들은
내 의향도 물어보지 않고 무작정 나를
감싸주려 하는구나 아까부터 눈송이들의
자유의지에 대하여 열심히 생각하던 중에
춤추는 눈발 틈새로 시야가 어지럽다 온 세상이 획일화 되어 가는 낌새야 땅과 하늘이 하나가 된다는 것은 얼마나 무지막지한 결말이냐 이제 기온이 치솟아 오르면 산천초목이 온통 본연의 자세를 들어낼 것이다 그 중에 당신도 끼어있다
© 서 량 2012.1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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