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방 꾼 꿈 얘기 좀 들어 봐. 위장내과를 하는 나하고 친한 의사 집에서 무슨 파티가 있다 해서 갔는데 파티가 끝나고 나오려는데 내 구두가 없지 뭐야. 사람들이 다 떠나고 없고 그 친구도 없어지고 해서 할 수 없이 현관에 놓여있는 짚신 한 짝과 슬리퍼 한 짝을 짝짝이로 신고 집 밖으로 나왔다. 근데 웬 당신 비슷해 뵈는 한국여자가 길에 혼자 서 있길래 그 여자 옆에 가서 나란히 섰지. 물론 신발 잃어버렸다는 얘기도 하고. 그러니까 그 여자는 가끔 그런 일이 일어난다며 아무렇지도 않게 즐거운 목소리로 재잘대는 거야. 고개를 돌려 얼굴을 자세히 봤더니 눈이 초롱초롱하고 깜짝 놀랄 정도로 귀여웠어. 그때 길 건너편에서 크레인이 무슨 물건을 들어 올리는데 가만이 보니까 그게 물건이 아니라 사람인 거야. 겨드랑에 밧줄을 걸고. 그 여자 말이 어머, 저러다가 사람이 떨어지면 어떡해요 하길래 나도 같이 걱정하다가 꿈에서 슬그머니 깨어났다. 꿈이 참 생생해.
© 서 량 2012.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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