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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자얘기| 양말 사건

내 환자 백인 남자 케니가 부랑자 수용소에서 살았는데 여자 부랑자 멜리사를 좋아해서 수용소 안에서 서로 부부행세를 했대. 둘 다 성격이 강해서 하루가 멀다 하고 싸웠는데 하루는 멜리사가 케니에게 "여보, 내 양말이 어디 가고 없는데 내 양말 좀 찾아 줘." 했대. 마침 그때 케니는 전화를 걸고 있었거든. "응, 그래 알았어!" 하면서. 멜리사는 케니가 전화를 끝내기를 기다리며 서있었는데 케니가 수화기를 놓고 훌쩍 자리를 뜨는 거라. 멜리사 왈, "여보, 왜 내가 부탁한 걸 안 들어주는 거야?" 한 거지. "무슨 부탁을 했는데?" "당신이 아까 응, 알았어! 해 놓고 그 사이에 내가 뭐랬는지 잊어버렸어!?" 케니 왈, "에이, 그러지 말고 다시 말해 주면 되잖아!" 그랬더니 글쎄 멜리사는 분이 하늘까지 치..

환자 얘기 2007.09.01

|詩| 홈디포(Home Depot) 가는 길**

엊그제 토요일에 홈디포에 전구며 못이며 이름도 모르는 연장을 사러 가다가 난생 처음 귀뚜라미 우는 소리를 대낮에 들었습니다 나무와 숲이 음산하게 우거진 길이었지요 귀뚜라미는 가을 밤에만 우는 것으로 알았는데 귀뚜라미는 밑도 끝도 없이 고향 생각이 나게 하지요 그런 귀뚜라미가 벌건 늦여름 햇볕이 쨍쨍한 대낮에 우는 거에요 귀뚜라미건 사람이건 우는 거와 노래를 부르는 거가 대동소이하다는 결론을 내려도 좋아요 괜찮아요 귀뚜라미에 대한 선입관을 고치기로 했습니다 귀뚜라미도 매미처럼 대낮에도 운다 이겁니다 잘은 모르지만 비 내리는 새벽에는 아마 울지 않을 거라고요 근데 큰 확신은 없어요 귀뚜라미는 낮에도 울고 밤에도 울고 하니 귀뚜라미는 잠은 언제 자나 하는 생각을 했지요 새벽에 자나 혹시 전혀 잠을 자지 않는 ..

2007.08.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