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빠른 템포 빠른 템포 소쩍궁 소쩍궁지중해 연안에서 온 갈대 버들피리 소리 reed 울림내 영혼 아찔한 솜사탕 홍삼캔디 같기도 해달콤한 vibrato 이거브람스 클라리넷 소나타 2번 2악장빠르고 서글픈 appassionato 두개골에 사무치는 열정이다 이거 詩作 노트:브람스 클라리넷 소나타 2번 2악장을 좀 빠르게 연주하면 고달픈 마음이 사라진다 언제나 그렇다 © 서 량 2024.03.28 자서전的 詩모음 2024.03.28
|詩| 망원레즈 망원렌즈 활짝 웃는 딸년학예회 프로그램을 읽다 말고 째려보는 아들놈나는 성능 좋은 현미경이다어둠 속 체크무늬 노랑 파랑 빨강네모 반듯한 격식 아늑한 세포 속 원형질추억의 끈에 매달리는 생각의 끈 맞다맞다 그렇다 그런 시각장치다 詩作 노트:40여년 전 자식들이 당연히 40여년 전으로 보이는 옛날 애들이 웃거나 째려본다 현재의 나를 보면서 © 서 량 2024.03.26 자서전的 詩모음 2024.03.26
|詩| 살결 살결 아기가 얼른 알아차리는 어른 마음보물찾기 술래잡기 장면우락부락한 신 神의 목소리 아랑곳하지 않는 아기를 바라본다내 얇은 피부 내 여린 자율신경 自律神經 평생을 재롱을 떨겠다 일찌감치 작심 作心한토실토실한 아기 마음 詩作 노트:4개월 밖에 안된 내가 지금의 나를 면밀히 검사한다깊은 상념에 잠긴 채 일어나는 야들야들한 성찰이다 © 서 량 2024.03.25 자서전的 詩모음 2024.03.25
|詩| 꽃과의 독백 꽃과의 독백 산바람 산들바람머리칼 곤두세우는 더운 바람내 등뒤에서 뭐라 종알대는 꽃지금껏 하늘하늘 흔들리는 꽃왜 그때 나는 그 말을 하지 않았나그런 생각을 하지 못했을까 詩作 노트:10년 전에 하와이에서 구불텅한 산길 이름 모르는 꽃 앞에서 사진을 찍었다 © 서 량 2024.03.24 자서전的 詩모음 2024.03.25
|詩| 하와이 연가 하와이 연가 자외선 차단하는 선글라스 휴화산 산허리 언저리 관광가이드 우스개소리 아늑하다구름이 압박하는 산등성이젊디 젊은 Samuel L Jackson쏘아보는 눈빛 숨어있는 뭉게구름 詩作 노트:2014년 하와이에 관광여행을 갔었지 1973년에 1년쯤 거기서 살 때보다 무지기 더 어수선하더라 © 서 량 2024.03.23 자서전的 詩모음 2024.03.24
|詩| 봄마당 봄마당 앵두나무 앞마당물 펌프 근처중1짜리 숯검정 모자판자 담 널빤지 이음새 판지를 떼어내어 만든 Star Wars lightsaber 光劍 칼싸움 놀이 시절을 졸업한 후 이마에 콱 박힌 가운데 中 詩作 노트:대전중학교 1학년 8반, 사정이 있어서 전가족이 나를 떼어놓고 서울로 이사 가기 전 내 얼굴이다 © 서 량 2024.03.22 자서전的 詩모음 2024.03.23
|詩| 노래자랑 노래자랑 뽐내고 싶었던 거였어고음에 미치려고 목을 조이며엄숙한 무대하이웨이를 면밀히 감시하는 state trooper7살짜리가 바싹 쫄았던 거육중한 한자어 Chinese character내 몸보다 훨씬 큰 태극기 앞'교육의 자주화' 슬로건 옆에 서서기를 쓰면서 詩作 노트:아버지가 낙동강 철교 보수작업을 하시던 경상도7살 평생 처음 무대에 섰는데 예선에서 탈락했다 © 서 량 2024.03.21 자서전的 詩모음 2024.03.21
|詩| 마우스피스 마우스피스 과묵한 금속을 밀착 취재하는얇은 갈대 버들피리버들피리 소리 삘릴리 삘릴리나는 입술에 침을 바른다목이 구부러진 테너 색소폰의 절제된 기대치바람에 씻기는 바람 소리 비브라토 비브라토 詩作 노트:색소폰 리드를 침으로 적신 다음 마우스피스에정교하게 맞추어 묶으며 나는 천천히 흥분한다 © 서 량 2024.03.20 자서전的 詩모음 2024.03.20
|詩| 만두집 수증기 만두집 수증기 휴화산 더운 기운 솟아나는저 속에서 일그러지는 나라면힘껏 비틀어진 꽈배기라면 내가 하물며 얇은 껍데기 야채만두 하나 가지고 자꾸만 피어나는 풍요로운 풍자의식이라면 詩作 노트:서울 을지로 5가 방산시장에서 김이 풀풀 나는 만두집에서 사진만 찍고 아무것도 먹지 않았다 © 서 량 2024.03.19 자서전的 詩모음 2024.03.19
|詩| 요한 스트라우의 추억 요한 스트라우의 추억 왼발을 앞으로 내민 황금 바이올린 연주자나는 오른발을 쓱 내딛는다바람결고뇌에 젖은 영혼들 몸으로 대신하는 communication화면 오른쪽 하단에 놓인 과일이 먹음직스럽네 詩作 노트:몇 년 전이었지 그때가 요한 스트라우스며 작곡하는 동생을 만나려 비엔나에 간 해가 © 서 량 2024.03.18 자서전的 詩모음 2024.03.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