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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 양옥집

양옥집 내 영혼은 아버지와 어머니의 합작품. 장마철이면 부엌 아궁이에 물이 고이는 하왕십리 미음字 한옥에서 길 건너 도선동 양옥집으로 이사를 간다. 바람이 自由自在로 들락거리는 2층 내 방 밖 옥상 의자에 엉덩이를 붙이고 나발을 분다. 잠시 속세를 깔본다. 클라리넷  콘체르토 3악장 론도 알레그로. 모짜르트 작품 속에서 내 영혼이 마구자비로 활개친다. 나는 내 자신의 작품에 지나지 않는구나. 옆집 기와지붕 밑 여자가 제발 고만 불라며 날카롭게 소리치네. 詩作 노트:하왕십리 미음字 한옥에서는 앞마당 장독대에 올라가서 나발을 불다가 군화 한 짝이 집안으로 날아온 적이 있다. 맞을 뻔 했다. © 서 량 2024.04.06

|詩| 어떤 듀엣

어떤 듀엣 정신집중먼 파도소리 갈매기소리삐익삐익 부웅 붕붕높낮이는 다르지만 높낮이는 다르지만서도Andante Cantabile 걷는 속도로 천천히 노래하듯 부드럽게 안단테 칸타빌레등대소리 거센소리 된소리 커다랗게 詩作 노트:아들이 고등학교 2학년때 같은데 무슨 바람이 불었는지 하루는 둘이서 클라리넷 듀엣을 했다 © 서 량 2024.04,04

|칼럼| 464. 왜 너 자신을 빼놓느냐

스티브는 전형적인 정신질환 증상이 전혀 없는 40대 중반의 백인이다. 자존심이 하늘을 찌르고 변덕이 죽 끓듯 하면서 때로는 고집불통이고 걸핏하면 화를 낸다. 화가 치밀면 고함을 지르고 벽을 주먹으로 쾅쾅 때리는 버릇이 있다. 그는 수년 전에 저처럼 성미가 불 같은 걸프렌드와 한동안 같이 살았다. 그들은 언쟁이 잦았다. 여자가 집을 나가고 그는 심한 상실감에 빠진다. 이윽고 상실감이 분노로 변하면서 모든 세상 사람을 원망하고 저주한다. …스티브야, 너는 도대체가 왜 자기 자신은 제켜놓고 남들에게만 신경을 쓰면서 그토록 불행한 삶을 사느냐. -- 내 주변 사람들이 하나같이 악의를 품고 나를 못살게 굴기 때문에 자신을 방어하기 위해 그러는 겁니다. …자신은 남에게 실수로라도 못되게 군적이 없느냐. – 나는 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