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동물도시 동물도시 사자 기린 코끼리 토끼 개 하마 코뿔소 늑대 원숭이 아기 원숭이나는 고릴라 앞에서 손을 높이 든다Lower Manhattan 찬 바람누군가 앞발로 당신을 감싸준다 날씨 좋은 날 이불도 없이 이불도 덮지 않고 詩作 노트:맨해튼 남단 지도로 보면 고구마 밑동처럼 생긴 곳거기에 가면 몸에 생기가 돈다 당신도 한번 가봐라 © 서 량 2024.04.10 자서전的 詩모음 2024.04.10
|詩| 골격 골격 뼈는 영원하다鬼神만큼이나 오래된 뼈당신이 애지중지하는 살 맨살박연폭포보다 힘찬 박진력저 공룡 뼈가 연주하는和音進行을 들어봐라 詩作 노트:박물관 공룡 앞에서 숙연해진다공룡 뼈는 영원하다 神보다 훨씬 © 서 량 2024.04.09 자서전的 詩모음 2024.04.09
|詩| 맨해튼 2020년 4월 맨해튼 2020년 4월 당신은 기록을 남기고 싶어 안달이다. 낙동강 언저리에 흩어지는 허쉬 초콜릿 냄새. 철모에 담겨 보글거리는 라면에 얹혀 금방 익는 달걀 노른자. 군대 냄새 방부제 냄새를 기억한다. 당신은 맨해튼 브로드웨이 언저리 길거리에 간신히 간신히 주차한다. 코로나 바이러스가 무서워 무서워하며 마스크를 쓴 청년이 자전거를 유턴하는 맨해튼 길거리 기록을 남기려고. 詩作 노트:간신히 간신히 코로나 바이러스 시절을 보냈다. 무서움이 삶의 원동력이 되던 시절. 군대시절과 비슷하다. 군대 갔다 오면 사람이 된다더니. © 서 량 2024.04.08 자서전的 詩모음 2024.04.08
|詩| 찻집의 고독 찻집의 고독 기다리는 그 순간만은 ♪♫나훈아 창법 떨리는 목젖준재의 확고한 드럼 비트 syncopation진훈의 사나운 화음 교회화음 벗어난 화음꿈결처럼 감미로웠다 ♪♬중간박수 중간박수 3삼7박자 헤이쥬드 ♪ 우리 가슴이 뛰고 있잖아 가만있지 못하고좀처럼 가만있지 못하고 詩作 노트:1980년대 초반에 ‘조스’라는 의사악단을 했다네 여기저기 불려다니며 나훈아 노래도 연주했다네 © 서 량 2024.04.07 자서전的 詩모음 2024.04.07
|詩| 양옥집 양옥집 내 영혼은 아버지와 어머니의 합작품. 장마철이면 부엌 아궁이에 물이 고이는 하왕십리 미음字 한옥에서 길 건너 도선동 양옥집으로 이사를 간다. 바람이 自由自在로 들락거리는 2층 내 방 밖 옥상 의자에 엉덩이를 붙이고 나발을 분다. 잠시 속세를 깔본다. 클라리넷 콘체르토 3악장 론도 알레그로. 모짜르트 작품 속에서 내 영혼이 마구자비로 활개친다. 나는 내 자신의 작품에 지나지 않는구나. 옆집 기와지붕 밑 여자가 제발 고만 불라며 날카롭게 소리치네. 詩作 노트:하왕십리 미음字 한옥에서는 앞마당 장독대에 올라가서 나발을 불다가 군화 한 짝이 집안으로 날아온 적이 있다. 맞을 뻔 했다. © 서 량 2024.04.06 자서전的 詩모음 2024.04.06
|詩| 흉내내기 흉내내기 토끼 거북이 여우 여우 늑대 또 늑대 쩔쩔매는 아이 주인공동물+어른=아이神+鬼神=아이나는 엄격한 호랑이어흥 어흥 어때 무섭지 그치아리랑 아리랑 아리 아리 아라리요 詩作 노트:매우 오래 전 뉴저지였나 뉴저지가 아닐 수도 있다 동화대회 심사 위원장이었는지 © 서 량 2024.04.05 자서전的 詩모음 2024.04.05
|詩| 어떤 듀엣 어떤 듀엣 정신집중먼 파도소리 갈매기소리삐익삐익 부웅 붕붕높낮이는 다르지만 높낮이는 다르지만서도Andante Cantabile 걷는 속도로 천천히 노래하듯 부드럽게 안단테 칸타빌레등대소리 거센소리 된소리 커다랗게 詩作 노트:아들이 고등학교 2학년때 같은데 무슨 바람이 불었는지 하루는 둘이서 클라리넷 듀엣을 했다 © 서 량 2024.04,04 자서전的 詩모음 2024.04.04
|詩| 옥상 옥상 담배 한 모금 들숨 날숨도서관 밖에서 부는 바람 찬 바람당장 내일이라도 나 진짜 정말이지 말이지내 야들야들한 허파꽈리 흠씬 적시는찬 바람 담배 바람 詩作 노트:도서관에서 공부하다 말고 친구와 수다를 떨다가선배한테서 핀잔을 받고 밖에 나와 담배를 피웠다 © 서 량 2024.04.03 자서전的 詩모음 2024.04.03
|詩| 해수욕장 해수욕장 둥둥 뜬다 당신도 벌거벗은 채우주에 떠있는 중천체가 기우뚱 기운다바닷물 밖으로 삐죽 나오는 발가락이제 와서 무슨 생각인들 못하랴 무슨 생각인들 詩作 노트:고등학교 2학년 때 대천대수욕장에 갔었는데타이어튜브를 빌려 타고 바닷물에 둥둥 떴다 © 서 량 2024.04.02 자서전的 詩모음 2024.04.02
|詩| 詩낭송 詩낭송 연신 메아리치는 당신 목소리다른 세상에서 들린다눈 감고 훌쩍 뛰어드는 나의 살던 고향은 꽃피는 산골어린이 합창 가녀린 소리귓전에 간지러워라달칵 클릭하는 축하 메시지꼭대기 첨부파일과 함께 詩作 노트:몇 년도 행사였는지 하여간 그날 모임을 대충 어렴풋이 기억한다 누구의 출판기념이었는지 © 서 량 2024.04.01 자서전的 詩모음 2024.04.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