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기의 글동네/시

비린 봄 / 황재광

서 량 2020. 3. 30. 02:50

 

비린

 

                  황재광

 

 

사월의 길바닥에 누워있는

어린 벚꽃의 몸에는

내음이 묻어있다

우유빛 비린내가 난다

 

실성한 어미 벚꽃나무

봉두난발 산발한 머리

흔들어 대고있다

 

하늘은 푸르고 푸르러

그리운 사람을 그리워하고

니가 죽고 내가 살고

내가 죽고 니가 살고*

 

절벽 위에 잇는

어미 벚꽃 진절머리

짧은 찢고 흔들어

날려 보낸다

 

베아트리체

눈물에 젖어 빛나는

베아트리체여

 

*서정주 구절 빌려 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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