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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 첩첩 산중

꿈 속에서 꿈을 꾸고 그 꿈 속에서 또 꿈을 꾸다가 꿈들이 겹겹이 가냘픈 장미 꽃잎처럼 서로를 첩첩이 에워싸고 제각각 소망을 내세우며 새벽 이슬 차가운 바람에 산들산들 흔들리다니 당신 심성이 장미라고야 함부로 말 못하지 차분한 생각도 덤벙대는 욕망도 하나씩 속에 하나씩들 더 있고 그 바닥으로 당신이 미처 눈치 못 채는 사유와 소망이 도처에 흩어져 속속들이 숨어 있다니 꿈의 그림자를 일일이 다 분석하려고 파고들자니 끝도 없고 정신도 없어진다더니 정말 정말이라니 © 서 량 2008.10.09

2008.10.09

|컬럼| 62. 대화는 사랑의 씨앗

우리는 말을 혀로 한다. 'language(언어)'는 라틴어로 혀라는 뜻의 'lingua'에서 유래했다. 당신이 좋아하는 이탈리아 음식 중에 국수에 조개 소스를 가미한 링귀니(linguini: 작은 혀)도 국수가 혀처럼 납작해 보인다 해서 생긴 말이다. 이중언어를 'bilingual'이라 한다. 이것은 즉 두 개의 혀를 갖고 다니다가 적재적소에 합당한 언어를 사용한다는 의미. 그런데 슬랭으로 'speak with a forked tongue'은 뱀처럼 갈라진 혀로 하는 일구이언(一口二言)이라는 뜻이다. 머리가 명석한 당신은 두 개의 혀와 갈라진 혀를 혼동하면 안 될지어다. 'speak'는 본디 무엇을 흩뿌리거나 퍼트린다는 의미로서 'spray'나 'sprinkle'과 말뿌리를 같이한다. 연설을 한다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