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량 487

|詩| 명상

명상 뽐내는 마음 뭐가 뭔지 모르는 마음이반반씩 섞이는 거라 귓속이 간질간질한 청진기키가 내 키 반만 한 여자아이 배에서 꼬르륵 소리 나네서 중위가 남의 배를 만지며 명상에 잠기는 장면이다 이거 詩作 노트:전방에서 군의관 근무를 할 때 종종 군인가족 진료를 했다. 배앓이 하는 어린애 배에서 나는 꼬르륵 하는 소리가 되게 컸어. 생각난다. © 서 량 2024.03.15

|詩| 전화대화

전화대화 Costa Rica 피자집 앞에서 전화를 건다 아 여보세요 사람이 없는 건너편 세상에게 말을 거는빈대떡 그림 높이 걸려있는 이 세상 meatball 버섯 양파 서울내기 다마내기 맛 좋은 고래고기 위잉 윙 소슬바람이 분다 詩作 노트:Costa Rica 사람들이 핸드폰을 귀에 대고 웃으며 길을 간다 혼자 웃는 폼이 환청 증세처럼 보이네 나도 공중전화기를 귀에 대고 폼을 잡는다 © 서 량 2024.03.09

|詩| 준비작업

준비작업 뚜렷한 명암완만한 zipline 경사몸 이콜 목숨이다zipper 잠금장치 두개골이 제일 중요해줄 하나에 덜커덕 영혼을 맡기다니도우미 웃옷 주홍색이 눈부시다 詩作 노트:사전에 ‘집라인’이라 나와있는 zipline. 집이라니?! 괄호 속에 ‘와이어를 타고 높은 곳에서 아래쪽으로 빠르게 하강하는 실외 스포츠’라는 구질구질한 설명이 들어있다.    © 서 량 2024.03.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