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생 찹쌀 김정기 걸어온 길이 멍 투성이라 진보라 눈물 범벅 되었네. 생쌀 맛에 반하여 씹어 먹고 굵은 소금 야생의 덩이 핥으며 감추어 온 치맛자락 땅에 끌리네. 넓은 소금 밭에 굴러서 소금 꽃이 되는 누런 가을 볏단을 지고 벼꽃이 되는 나의 식탁에 피는 야생의 비린내 그 처참한 빛의 굴절 밀림에 사는 족속으로 모두 던져버리려는 순간 입 속의 쌀알은 녹지 않고 소금은 짠물이 된다. 씹어야 넘어가는 단단한 야생 찹쌀 한 알로 입 속을 맴도는 너는 어디로 가고 있는가. © 김정기 2009.06.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