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의 끝 *히비스커스
김종란
깊은 그늘 틈틈 물기 흐르는 큰 붓으로 지워진
빈 계단 차콜의 대담한 선 어슷비슷 지어진
오래된 미술학교 어슷비슷 비어 있음! 드러난
순식간의 이름, 이름, 그림자들 불러들여 이름과 이름
달려 와 어둠의 등 등 등을 굽혀 깊은 그늘, 가장 어두워
비어있는 곳마다 드러나기도 하는 마릴린 몬로의 입술
비우다가 지어진 히비스커스
*로스코 채플, 너무 어두워 눈물 빛줄기로 쏟아지며
묵직한 붓의 움직임, 그 시선이 가는
* Hibiscus/하와이 무궁화, 꽃말: 섬세한 사랑, 신비한 사랑
** Mark Rothko Chapel
시작 노트:
오규원 시집, ‘토마토는 붉다 아니 달콤하다’를 읽으면서 아 그런 시를 쓰고 싶다, 깊고 단순하고 투명한 시! 하다가 제가 매일 만나는 미술학교 그 곳 출신 유명한 화가들, 지우고 짓는 일을 반복하는 빛과 어두움과 씨름하던 분들, 씨름 중인 학생들 그 예술, 사랑을 표현하려 했지요.
© 김종란 2022.11.07
https://news.koreadaily.com/2022/12/02/life/artculture/20221202175709252.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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