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淚) 2012
김종란
슬픔을 간직하겠다 찾아 왔으니 품어 안고
본다 푸른 눈꽃 어룽지는 눈 들여다 본다
나의 손은 얼음 슬픔 안에서만 자유로운 얼음이다
우리 서로 손 잡을 때 슬픔은 빙하기에 든다
멀리서부터 기적소리 새된 슬픔의 소리 이른다
슬픔의 기관차는 육중하고 오래 되어 거칠다
일단 정지 신호를 무시한다
얼은 입으로 당신이 웃을 때 얼음조각이
비수처럼 빛나며 부서진다 우리는 동지이나 적이다
내 슬픔의 용량은 너에 미치지 못하니
나는 너를 품으면서 배척한다
비밀처럼 뿌리 내리길 향기 없으나 향기 예비한
그 미세한 파문 기억하지
주르륵 흐르는 눈물
웅크린 채 얼어붙은 두 손을 본다
© 김종란 2012.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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