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티스를 위한 詩 106

|詩| 녹색 잠수함

녹색 잠수함 -- 마티스 그림 “수를 놓은 녹색 블라우스” 여자에게 (1936) 풍선 두 개 두 어깨 아무리 눌러도 터지지 않네 둥둥 뜨는 잠수함 바다 밑 2만리에서 바라보는 水上 수상ski 날렵한 동작 수상스키 보면 볼수록 큰 문어발 손가락 끊임없이 물결치는 푸른 눈동자 詩作 노트: 마티스의 여자가 바다 밑에서 눈을 크게 뜨고 있다. 문어발 같은 손의 여자가 물속에서 코로 숨을 쉰다. © 서 량 2023.08.20

|詩| 빨간 물고기

빨간 물고기 -- 마티스 그림 “금붕어와 조각품”의 여자에게 (1912) 빛이 쉽게 관통하는 바다 밑 deep blue 하늘색 바다 밑 소라 빛 물기둥이 垂直으로 탐색하는 물탱크에 빨간 물고기 세 마리 천천히 헤엄치고 있어요 물탱크 옆으로 피어나는 파란 꽃 빨간 꽃 여자가 한쪽 팔을 뒤로 하면서 deep blue 하늘을 휙 가로지르네 詩作 노트: 마티스가 그린 室內가 꼭 바다 속처럼 아늑하다. 금붕어들이 가만이 있는 것 같지만 그렇지 않다. © 서 량 2023.08.18

|詩| *류트

*류트 -- 마티스 그림 “류트”에 나오는 여자에게 (1943) 비좁은 데스크 위 만개하는 꽃 초록색 잎새 드넓은 房 붉은 빛이 선명하게 빚어내는 音感 벽에 걸린 데생 흰 도화지 속 여자 *lute: 연주법이 기타 비슷한 초기 현악기 詩作 노트: 마티스의 독특한 色感이 독특한 音感을 풍긴다. 특히나 마티스가 무지막지하게 마티스다울 때. © 서 량 2023.08.15

|詩| 데이지

데이지 -- 마티스 그림 “데이지”에 나오는 여자에게 (1939) 꽃병이 감싸주는 daisy 새하얀 데이지 계란꽃, 개망초꽃 中心 노른자위, 無意識 여자 얼굴이 빨개지면서 웃는 둥 마는 둥 몸이 붕~ 뜨는 內室 詩作 노트: 마티스 왈, “자연을 노예처럼 복사할 수는 없다. 자연을 보고, 해석하고, 진압해서 그림의 영혼을 살려야 한다.” 詩에 이 말을 100% 적용시킨다. © 서 량 2023.08.13

|詩| 프렌치 윈도우

프렌치 윈도우 -- 마티스의 그림 “테이블 위에 팔꿈치를 고인 독자” 여자에게 (1923) 꽃병에 꽂힌 꽃이 온통 희미해 빨간색 카펫 위 45도 각도 갈색 커튼 아래 여자가 팔을 얹은 노란색 테이블 앞뒤로 양옆으로 퍼지는 빛이 참 뚜렷하다 詩作 노트: 여자의 눈 코 입이 희미하다. 테이블 위의 책은 펼쳐지지 않은 상태. 사방팔방으로 환한 방을 갈색 커튼이 비스듬히 가로지른다. © 서 량 2023.08.07

|詩| 염주

염주 -- 마티스 그림 “푸른 옷의 여자”에게 (1937) 얼굴보다 더 훨씬 큰 손 목걸이 염주 念珠 다 있으나 마나 하다 머리 언저리 샛노란 후광 얼굴 손 목 빼놓고 다 구름색으로 가려진 여자 백색으로 백색으로 이글이글 타는 눈 詩作 노트: 어마어마하게 풍성한 치마에 두 줄기 실개천이 흐른다. 마티스의 여자. 형편없이 큰 손, 굵다란 목이며. 나 참! © 서 량 2023.08.04

|詩| 초록 팔찌

초록 팔찌 -- 마티스 그림 “빨간 블라우스” 속 여자에게 (1936) 눈을 크게 뜨는 초록 마음 속 마음 남자 턱도 초록빛 장미를 뺨치는 블라우스가 초록을 넘보면서 초록을 초월한다 무지막지하게 오른 팔 팔찌는 여리기만 한데 詩作 노트: 이 그림 속 여자 블라우스는 좀 심하다 싶은 빨강이다. 여자 등뒤에 마티스 저는 왜 있나 싶지. 안경까지 쓰고. © 서 량 2023.08.03

|詩| 귀

귀 -- 마티스 그림 “한 여자의 프로필”에게 (1935) 아래를 살피는 옆모습 여자 턱은 감자 여자 코는 고등어 눈꼬리를 뒤쫓는 콩팥 腎腸 바닷가 소라 등허리를 바짝 꼬부린 생선 자궁 속 태아 자세 빼어난 태아 자세 詩作 노트: 마티스의 간결성이 좀 무서울 때가 있다. 자궁 속 태아, 등허리 속에 잘 숨어있는 콩팥처럼 무궁무진한 간결성! © 서 량 2023.08.02

|詩| 검정 치마

검정 치마 -- 마티스 그림 “검정색 배경의 독자” 속 여자에게 (1939) 여자 뒷모습 검붉은 꽃 허전한 벽거울 속 세상이 아주 다르다 두 개의 닭다리 발에 꼭 끼는 구두 선인장 두 그루가 떠억 자리잡은 탁자 따위와 詩作 노트: 여자가 다리를 꼬고 앉아 조는 듯한 마티스 그림에서 거울에 비친 꽃과 꽃병이 실물과 전혀 다르다. © 서 량 2023.08.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