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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럼| 8. 뜨거운 것이 좋아

1959년도 영화, 마리린 몬로와 토니 커티스와 잭 레몬이 열연한 ‘Some like it hot'(뜨거운 것이 좋아)가 당신은 생각이 날지 모르겠다. 잭 레몬이, “I'm afraid it may take a little longer(생각보다 오래 걸릴 거 같은 데요)"라 말했을 때 마리린 몬로가 한 달콤한 응답을 혹시 기억하는가. "It’s not how long it takes. It's who's taking you(얼마나 오래 걸리느냐가 아니라 누가 당신을 동반하느냐가 중요한 거에요)" '뜨거운 것이 좋아'는 다분히 체열적(體熱的)인 뉘앙스를 풍긴다. 뜨겁다는 말이 성적(性的) 흥분을 암시함을 누가 부정할 수 있을까. 한 생명체가 성적인 욕구에 휩싸였을 때 혈액순환이 왕성해지고 체온이 상승해서 ..

|컬럼| 7. 'Shooting Star'와 별똥별

‘shooting star’를 우리말로 별똥별이라 하고 한자로는 유성(流星)이라고 한다. 별이 밤하늘을 가로지르는 순간 양키들은 화살이나 총알이 시공을 횡단하는데 착안점을 두었고 한국인들은 소화기의 말단부에서 유출되는 대변을 연상했고 중국인들은 삽시간에 사라지는 별의 발작적인 동작을 마치도 물이 유유하게 이동하는 것으로 보아 ‘흐르는 별’이라고 했으니 세 민족간의 사고방식 차이가 참으로 다채롭다. "Can I tell you something? (말씀 좀 드려도 될까요)"하며 누가 접근해 왔을 때 "말 해 봐!"라고 허물 없이 반응 하고 싶으면 당신은 얼른 "Shoot!"이라 대꾸할 것이다. 그런데 우리들 사이에 이것을 직역해서 "쏘세요" 라고 하면 매우 쌍스럽게 들린다. 그도 그럴 것이 우리말의 ‘쏜다..

|컬럼| 6. 수퍼맨 유감

‘super’는 라틴어로 ‘above; over; beyond’라는 뜻. 우리말로는 ‘높게; 위쪽으로; 너머’라는 의미다. 무엇을 뛰어 넘는다거나 초월한다는 뜻으로 아주 자주 쓰는 말. ‘super’가 들어가는 단어로는 ‘superiority; supermarket; superintendent; superego; supervisor’ (우월; 슈퍼마켓; 아파트관리자; 초자아; 감독) 같은 것들이 쉽게 떠오른다. 짤막한 감탄사로 ‘Super!’ 하면 ‘훌륭해!’라는 뜻. 또 다른 예로는, 몸에 꼭 끼는 청색 쫄쫄이에 붉은 망토를 입고 하늘을 날아다니는 ‘Superman’ 또한 빼 놓을 수 없다. 1932년에 제리 시걸(Jerry Siegel)과 조 슈스터(Joe Schuster)라는 18살 짜리 두 틴에이..

|컬럼| 4. 물고기가 상징하는 것

2003년에 출판된 댄 브라운의 소설 세계적 베스트 셀러 의 주인공은 하바드대학의 상징학(symbology) 교수다. 그는 말이나 그림이나 사물에 숨겨진 깊은 의미를 파헤쳐 알아내는 일을 업으로 삼는 학자다. ‘symbol’의 현대적 의미는 ‘상징’이다. 그러나 문헌에 의하면 이 단어가 로마와 그리스와 불란서에서 본격적으로 쓰이기 시작한 1434년 경에는 ‘기독교적인 믿음’이라는 뜻이었다. 당시 정통 기독교인들은 스스로를 이교도와 구분하기 위하여 어떤 토큰(token: 징표)을 지니고 다녔고 필요에 따라 그것을 남들에게 제시하는 풍습이 있었으며 나중에 ‘symbol’은 ‘징표’ 라는 의미로 변천했다. 고대 그리스 말로 ‘sym’은 ‘symphony’ ‘sympathy’에서처럼 ‘together’(함께)라..

|컬럼| 2. 강인한 코리언

영어의 ‘g’로 시작하는 단어 중에 수상한 단어들이 많이 있는데 그 중 몇 개는 다음과 같다. 이 짧은 말들은 감탄사 혹은 간투사로 쓰이는 것이 통례이고 그 분위기에 역점을 두기 위하여 번거롭지만 문자로 표기할 때는 느낌표가 뒤따르기 마련이다. Gosh! Golly! My goodness! Gad! God! My god! Oh, my god! Gee! -- 굳이 우리말로는, 이런! 참나! 저런! 아이고! 아이구! 어쩌나! 하나님 맙소사! 어머나! 제기랄! 등등으로 옮겨진다. ‘Gosh!’ 같은 표현은 좀 거칠게 들리면서 ‘My goodness!’ 하면 아주 여성적이고 호들갑스럽게 들린다. 이 말이 아마 우리 말의 ‘어머나!’의 뉘앙스에 가장 가깝게 느껴질 것이다. 어쨌든 이 간투사들은 ‘Gee!’만 제외..

|컬럼| 1. 지배하기 좋아하는 미국인들

70년도 초반만 해도 담뱃불 좀 빌립시다, 할 때 ‘Do you have a light with you?’ 했다. 그런데 80년도쯤에는 ‘You got a light on you?’ 라는 표현을 자주 들었다. 요사이는 돈 좀 있어? 할 때도 ‘Do you have some money on you?’ 한다. 일대 일로 하는 정신상담도 ‘one to one therapy’라고 했든데 요사이는 ‘one on one therapy’라 한다. 어느 사이에 영어 구어체에서 ‘with’와 ‘to’가 ‘on’으로 대치된 것이다. 다시 말해서 ‘with’나 ‘to’의 동행의식이 ‘on’의 지배의식으로 바뀐 것이다. ‘on’ 하면 ‘There is a book on the desk’, 할 때처럼 무엇이 무엇 ‘위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