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 중반의 금발 미인 리사는
올해 16살 아들과 둘이 사는 싱글 페어런트지.
얼마 전에 아들은 절도죄로 경찰에게 잡히고 다행히도 돈 많은
리사 오빠가 좋은 변호사를 써서 간신히 감옥살이를 면했대요.
좋은 엄마 노릇을 하기 위해서 리사는 학교도 열심히
찾아가고 교장선생과 교제도 성심성의껏 하고
마음이 어둡고 우울하다는 것 하나 빼 놓고는 어디 하나
나무랄 데 없이 정부보조금으로 사는 중년여자래요.
엊그제 리사는 나를 찾아와서 이걸 도대체 어쩌면 좋으냐고
넋두리를 하는 거야. 우연히 아들 방을 치우다가 아들
책상서랍에서 콘돔을 발견했다는 것.
콘돔을 카운트 했더니 열 개였는데 일 주일 후에 다시
카운트했더니 딱 네 개만 남았는 것.
분명히 일 주일 사이에 지 아들이 콘돔을 여섯 개를 소모했음이
틀림이 없다는 것.
나 정말 한 순간 할 말이 없어서 갑자기 농담이 하고 싶었던 거야.
그거야 혹시 걔 친구가 집에 놀러왔다가, 야! 이거 모야...
나도 이게 좀 필요한데! 하면서 여섯 개를 가져간 거 아닐까요? 했지.
그랬더니 리사 왈, 아! 내가 그 가능성을 생각하지 못했어요
하면서 구름낀 얼굴 표정이 갑자기 환해지는 거 있지.
오늘 날씨처럼 환한 가을 하늘의 광도(光度).
© 서 량 2007.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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