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왼쪽
윤지영
무슨 병을 앓고 있는 걸까
한 몸에서 나고 자라
지구의 남과 북처럼 늘 계절이 다른
나의 왼쪽과 오른쪽
쉼 없이 내 몸을 돌고 있는 따뜻한 피는
어두운 목덜미 혹은 오른쪽 발끝에서
왜 남몰래 마음을 바꿔 되돌아 가는 건지
좀처럼 온도를 높이지 못하는 땅
무슨 명약이라도 되는 양
죄 없는 시간들이 끌려나와
차가운 살갖을 어루만진다
헐벗었던 나무에 다시 꽃이 피어도
풍문으로 사라지기만 하는 이름들
이야기들은 토막난 나무처럼 끊어진다
고장난 시계가 시간을 맞추는 그곳엔
아무도 모르는 재생의 바다가 있다
유통기한 없는 생각들이
매일매일 그 바다에 던져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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