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란의 詩모음

꽃으로의 기행, 금문교 / 김종란

서 량 2022. 12. 22. 20:45

 

꽃으로의 기행, 금문교

  

                  김종란

  

누군가가 수 없는 누군가가

삶과 죽음을 던지면서

금문교

여기 사람 하나 오롯이 서 있듯

금빛 길

발끝에서 머리까지 들어온 금문교를 종단하다

아득하다

이제 머리에서 발끝으로 난 금문교를 걷다

 

안개가 수시로 감싸는 Golden Bridge

샌프란시스코는

검은 벚꽃나무 둥치

캄캄하고 암울하게 버티다가

꽃안개 인다 세어 볼수 없는 꽃 함박웃음 눈물 범벅이 된다

 

몇 권의 책과 그림과 음악을 묻는다

드러나며 감추는 삶의 안개 속

꽃으로의 기행

 

맑고 투명한 자멸의 열기 안개가 인다

송이 송이로 무수히

녹슬어 암담해 감당할 수 없어 꽃이 핀다

송이는 기울어진다

안개가 바람에 밀리듯

서늘한 입맞춤을 주고 받는다 

 

© 김종란 2011.0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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