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흰 종이 문
김종란
가을 겨울 그리고 봄이 와서 그리는 풍경화
그 뒷면의 문
하나의 지문으로 문은 만들어져
하나의 지도를 따라 나가
돌아와서 다시 확인하는
흰 종이 문
어둠이 빛을 바라보다
물든다
신의 손을 잡고
부활절 달걀을 물 들이며
물이 든다
이무로이
먹성이 강한 물소를 몰며
나락으로 떨어지길 즐기는 짐승
낡은 셔츠처럼 부욱 찢어져 눈 앞을 가로막다
하얗게 빛나는 뼈무덤은 어느새 초록으로 빛나는 숲을 바라본다
계절의 뒤편 문을 밀면
신이 자비로이 미소 짓고 있을 것이다
© 김종란 2011.0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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