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eak of the devil and he is sure to come’이라는 영어속담이 있다. 이것을 ‘악마에 대하여 말하면 악마가 꼭 온다'는 식으로 직역한다면 당신은 고개를 갸우뚱할 것이다. 그러나 ‘호랑이도 제 말하면 온다더니!'하는 순간 그 뜻이 귀에 금방 쏙 들어오지 않는가. 인간의 잠재의식에 깊이 박혀 있는 두려움의 대상이 동서양 간에 이렇게 좋은 대조를 이룬다. 옛날 양키들은 악마를 무서워했고 우리 선조들은 사람을 잡아먹는 호랑이가 공포의 대상이었다. ‘호랑이에게 물려가도 정신만 차리면 산다'는 속담에서처럼 우리의 호랑이는 위기를 지칭한다. 반면에 ‘between the devil and the deep blue sea (악마와 깊고 푸른 바다 사이에서)’ 하면 진퇴유곡에 빠졌다는 뜻..