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서재의 홍수 컴퓨터가 으릉으릉 작동하는 만큼 사이버 공간은 버젓한 현실이에요 거기에는 푸른 초원 비키니 차림의 금발미녀 새빨간 낙엽 그리고 한 없이 비상하는 새들이 있어요 당신이 거기를 잠옷바람으로 훨훨 날아다니네요 마우스 버튼이 딸각거리는 박자에 맞춰 당신 몸이 1280 by 1024 설정의 .. 詩 2008.10.17
|컬럼| 65. 룰루랄라 수년 전부터 '룰루랄라'라는 우리말 유행어를 들어왔는데 노래가 저절로 튀어나올 정도로 즐거운 마음을 뜻하는 말로 짐작된다. 인터넷 사전에 이 말은 나와있지 않다. 그 정도의 세월을 견디어 낸 속어라면 우리말 사전의 최첨단을 달리는 네이버나 엠파스 사전에 지금쯤 떡 올라와 있.. 뉴욕중앙일보 컬럼, 잠망경 2008.10.16
|詩| 함박눈, 책갈피, 그리고 장미* 차곡차곡 쌓이고 또 쌓여서 포근한 양털 융단이 되는 앞마당입니다 함박눈이 함박눈 위에 켜켜이 얹히는 중량감이지요 끝이 날카로운 책갈피의 반듯한 직사각형안에 차츰 씩 누적되는 따스한 지식이지요 지식이 겹치고 또 겹치는 기쁨입니다 그러나 저 부드러운 곡선의 비밀 장미 꽃잎.. 詩 2008.10.14
|컬럼| 64. 굵고 짧거나, 가늘고 길게 1900년부터 쓰인 'top dog'라는 슬랭을 '꼭대기 개'라고 직역을 할 수도 없는 노릇이고 도대체 뭐라 해야 좋을지 몰라 고민하다가 결국 '대빵'이라 해야겠다는 결론을 내렸다. 대빵은 네이버 국어사전에 '가장 큰 것을 뜻하는 경상도 사투리'라 나와있지만 누구나 알아듣는 우리말 속어다. 'top'은 사람 머리.. 뉴욕중앙일보 컬럼, 잠망경 2008.10.13
|詩| 바람의 얼굴 당신은 바삐 떠나는 발자국 소리에 지나지 않아 그 기척에 나 귀가 솔깃해지지만 속 마음을 알았으면 하는 욕심에 심장이 쿵쾅대지만 당신 영혼을 파헤치고 싶은데 갸름한 얼굴을 만지고 싶은데 제스처 만이라도, 제스처 만으로라도 참나무 한 그루가 바람을 꽉 부둥켜 안고 있네 검푸른 잎새, 잎새, .. 발표된 詩 2008.10.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