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잎새와의 사랑 번연히 알면서도 은근히 속아주는 속셈으로 더욱 더 심중이 뚜렷해지는 단풍의 시그널이 찌릿찌릿 내게 온다 바늘로 찌르는 것 같다 나무잎새와는 진작부터 따스한 혈맥으로 통정해 온 사이지만 잎새의 체온이 차츰차츰 내려가는 낌새를 얼마 전부터 몸소 느낀 바 있다 내 힘으로는 도.. 詩 2009.10.02
|詩| 송이버섯 살펴보기 이건 지상의 액운을 막아주는 거대한 우산인지도 먼 원자탄이 천천히 일으키는 인류의 반란일 수도 몰지각한 남근이 천상을 기리는 묵묵한 예식일지도 몰라 당신 머리를 감싸주던 사랑의 손길은 어김 없는 파괴력이다. 시간의 행진 또한 만개한 꽃잎을 좀먹는 윤락행위에 부단히 동조한.. 詩 2009.09.22
|잡담| 겨울 칠면조 추수감사절 연휴를 늘어지게 게으름을 피우며 지냈지. 목, 금, 토, 일, 나흘 중에 오늘이 마지막 휴일이야. 이번 추수감사절에는 애들도 둘 다 집에 안 오고 해서 마침 핑계낌에 내가 평소에 반감을 품고 싫어하는 칠면조를 안 먹어서 얼마나 다행이었는지... 킥킥. 때때로 자폐증적인 삶을 살고 싶고 그.. 잡담, 수다, 담론, 게시 2008.12.01
|잡담| 꿈과 현실 몽롱하고 추상적이면서 너무나 당연한 얘기를 하는 뻔뻔스러운 표정으로 한 마디 할까. 그건 즉 뭐냐하면 꿈이 현실을 잉태한다는 것. 절대로 현실이 꿈을 출산하지 않는다는 것. 이것은 마치도 여성이 출산력이 있고 남성은 없다는 엄연한 사실과 조금도 다르지 않아요. 에이~! 물론 남자가 잉태를 시.. 잡담, 수다, 담론, 게시 2008.11.08
|詩| 꽃 사랑하는 마음에 무리가 간다 나는 당신을 좋아하는 편이지만 당신을 많이 생각하지 않는다 억겁을 굽이쳐 온 짙은 안개 속에서 달빛에 젖은 채 의연히 고개를 드는 당신의 내력을 함부로 사랑할 수 없다 당신을 향해서 피어나는 마음 속 꽃 한 송이가 지금 내 앞에 호젓이 서 있는 당신이랄 수 없다 .. 발표된 詩 2008.11.03
|잡담| 플라시보 효과 당신 플라시보(placebo) 효과(effect)라는 말 들어 봤지? 도대체 플라시보를 우리말로 뭐라고 하는지 궁금해서 인터넷 사전을 찾아 봤더니 위약(僞藥)이라고 나와 있대. 쉬운 말로 가짜 약. 예를 들어 당신이 감기가 들었는데 내가 최근에 시판된 기가 막힌 감기약이라며 시치미를 뚝 따고 거짓말을 하며 종.. 잡담, 수다, 담론, 게시 2008.10.28
|詩| 어둡고 화려한, 그런 꽃 같은*** 고향이 날 사랑한다기보다 고향은 내 사랑을 받기 위해 입때껏 살아있는 추상에 지나지 않아 고향이 살금살금 사라지는 추상이라니요 씻을 수 없고 만질 수 없는 오로지 기억 속에만 화석으로 꽉 박혀있는 고향 산들바람 부는 날 어둡고 화려한 그런 꽃 같은 고향이다 동화책에 나올 법.. 詩 2008.04.23
불같이 뜨거운 情이 없이 작사-서량(2001); 작곡-신윤미(2001); 노래와 피아노 연주-신윤미(2002) 불같이 뜨거운 情이 없이 사랑을 할 수 있지 있구말구 있구말구 사랑은 불같이 뜨거운 情에서 오지 않는다 아득한 옛날 당신이 세상에 내려오기로 마음을 다그쳐 먹은 그 순간보다 훨씬 먼 옛날에 사랑이 피어 있었지 샛.. 음악 연주 2008.03.31
|詩| 불같이 뜨거운 情이 없이 불같이 뜨거운 情이 없이 사랑을 할 수 있지 있구말구 있구말구 사랑은 불같이 뜨거운 情에서 오지 않는다 아득한 옛날 당신이 세상에 내려오기로 마음을 다그쳐 먹은 그 순간보다 훨씬 먼 옛날에 사랑이 피어 있었지 샛별이나 강변 소슬바람처럼 서늘하게 깨어 있었지 당신이 하는 사랑은 당신 사랑이 아니야 불같이 뜨거운 情이 없이 사랑을 하지 암, 하구말구 © 서 량 2001.1.8 -- 첫 번째 시집 (문학사상사, 2001)에서 발표된 詩 2008.03.29
|詩| 하늘이 지지직 하늘이 지지직 갈라지고 내 사랑도 버그적 쪼개지면서 나를 혼내 주겠다고 마음을 굳힌 회오리바람이 종종걸음으로 오는 소리 들린다 神이 나처럼 미쳐서 이렇다 저렇다 설명도 없이 나를 꽈당 때리다시피 번개도 덩달아 내 따귀를 한 대 철써덕 올려 붙이듯 내가 잘못했다 천번 만번 잘못했다 애시.. 발표된 詩 2007.10.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