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이 지지직 갈라지고
내 사랑도 버그적 쪼개지면서
나를 혼내 주겠다고 마음을 굳힌 회오리바람이
종종걸음으로 오는 소리 들린다
神이 나처럼 미쳐서
이렇다 저렇다 설명도 없이
나를 꽈당 때리다시피
번개도 덩달아 내 따귀를 한 대 철써덕 올려 붙이듯
내가 잘못했다 천번 만번 잘못했다
애시당초 사랑을 하는 게 아니었다
© 서 량 2002.04.23
-- 두 번째 시집 <브롱스 파크웨이의 운동화>(문학사상사, 2003)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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