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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담| 꿈과 현실

서 량 2008. 11. 8. 08:15

 

 

 몽롱하고 추상적이면서 너무나 당연한 얘기를 하는 뻔뻔스러운 표정으로 한 마디 할까. 그건 즉 뭐냐하면 꿈이 현실을 잉태한다는 것. 절대로 현실이 꿈을 출산하지 않는다는 것. 이것은 마치도 여성이 출산력이 있고 남성은 없다는 엄연한 사실과 조금도 다르지 않아요. 에이~! 물론 남자가 잉태를 시키는 순간적인 역활이야 하지. 그런 짓도 못하면 어디 그게 남자니.

 

 당신도 양심이 있으면 생각을 해 봐. 남자가 어떻게 애를 낳아? 여자가 낳지. 일단은 여자를 꿈같은 존재로 보고 남자를 현실적인 조건으로 봐야해. 꿈이 있어야, 다시 더 심하게 꼬집어 말해서, 비현실적인 요소가 있어야 바로 거기에서 현실이 탄생된다는 얘기야. 물론 고생이 많이 따르겠지. 라이트 형제가 옛날에 사람도 날고 싶다는 비현실적인 생각을 했기 때문에 비행기 여행이라는 현실이 생겨난 거 아니겠어. 비행기라는 현실에서 무슨 꿈이 파생되겠어. 항공회사의 이윤추구 밖에 더 있겠어?

 

 괴테 말대로 우리를 지배하는 것이 영원히 여성적인 것이라면 어른들이라는 현실을 지배하는 것도 비현실적인 아이들이라는 걸 잊지 마세요. 꿈은 과감한 용기를 필요로 하지만 현실은 비겁한 계산이면 고만이야. 내 말을 믿어 줘.

 

 시도 사랑도 마찬가지야. 어떤 꿈 같은 상상력에서 시가 탄생하고 어떤 비현실적인 환상의 씨앗에서 사랑의 꽃이 피어나는 거야. 이몽룡이가 춘향이를 처음 봤을 때 그건 환상적인 장면이었지 현실적인 계산이 아니였어.

 

 에헴, 오래간만에 의미심장한 말을 했더니 갑자기 골치 아파 오네. 당신이 내 머리를 마사지 해 주면 좀 괜찮을랑가 몰라. 현실적인 계산도 꿈을 잉태할 수 있다고? 글쎄요. 어디 한 번 해 보시지 그래요. 흥부가 제비 다리를 치료해 준 것은 순진무궁한 꿈이었어. 근데 놀부가 제비 다리를 부러뜨린 것은 조잡한 계산에 지나지 않았다니까 그러네. 킥킥.

 

© 서 량 2008.11.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