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코스타 리카의 도깨비 코스타 리카의 도깨비 입 속 동굴 속 캄캄한열대야를 지키는 송곳니 두 개빨강 코 도깨비가 붙박이로 서있네나도 붙박이 꼼짝달싹 못해요도마뱀 눈 개구리 눈수직으로 웃는 눈당신을 홀랑 잡아먹을 것 같잖아으르렁 으르렁 어때 무섭지 詩作 노트:Costa Rica 더운 날씨. 소화전 혹은 도깨비처럼 보이는예술작품 흉내를 냈지. 설명은 읽지 않고 사진만 찍었다. © 서 량 2024.03.05 자서전的 詩모음 2024.03.06
|詩| 산개구리 산에 하늘에 산개구리 산다 내 작은창자에 개굴개굴 산개구리 산다 바위틈 별똥별 날름날름 핥아 먹는 산개구리 여드름 하나 없는 간난아기 볼기짝인냥 뱃가죽 살결 야들야들한 산개구리를 보아라 은하수 건너 후다닥 툭툭 점프하는 저 산개구리를 보아라 툭 튀어나온 눈알 속 깊은 곳에서 새벽 이슬 부르르 훌훌 털고 내 뮤즈를 슬쩍슬쩍 부추기는 산개구리, 아까부터 앞뒤 다 제쳐놓고 중뿔나게 울어 대는 개굴개굴 산개구리, 나는 시방 산개구리다 시작 노트: 20년 전에 쓴 시를 한두 군데 뜯어고쳤다. 내용을 바꾸려 해도 바꾸지 못하겠다. 나는 변한 게 별로 없는 것 같다. 한심하면서도 또 한편 재미있다. 눈에 띄게 달라진 것은 말투가 직설적이 됐다는 점. 그래서 좀 걱정이지. 가을이면 가을마다 개굴개굴 울어대는 산개구리를.. 詩 2022.09.29
|詩| 개구리 비 천둥이 울렸어/ 하늘을 덮고 있던 솜이불이 젖혀진다/ 개구리들이 수없이 떨어지는 검푸른 땅/ 팔 다리가 Y字로 45º 90º로 펼쳐지더니/ 네모 반듯한 방패연이 약간씩 흔들리는 모습/ 한동안 아무 소리도 나지 않는다/ 얇은 뱃가죽을 스치는 더운 기류를 타고/ 비단실비가 쏟아지는 거야/ 개구리들이 수직으로 다이빙하는 하늘을 본다 배수가 잘 되는 곳에서 쑥부쟁이가 잘 자란대/ 낙동강 근처 논두렁 미꾸라지들이 똬리를 틀고 있어/ 아득한 화음/ 한사코 물뭍동물 몸통에 매달리려는 여린 팔 다리 소리/ 맞받아치는 검푸른 땅/ 6시 5분/ 어디 그럴 리가 있겠어 하며 당신이 고개를 갸우뚱한다/ 젖 먹던 힘까지 다해서 우리를 쾅쾅 강타하는 저 개구리 떼거지들을 봐봐 시작 노트: 1999년에 29살 나이의 Paul Th.. 詩 2022.02.28
|컬럼| 409. 개구리 비 다섯 살 좀 넘어 낙동강 근처에서 살 즈음 내 유일한 놀이터는 논두렁이었다. 종일토록 메뚜기를 잡으면서 놀던 시절. 어느 날 오후 사방이 캄캄해지면서 소나기가 내린다. 그리고 하늘에서 미꾸라지들이 수도 없이 쏟아진다. 미꾸라지들이 줄줄이 땅에 떨어져서 꿈틀대거나 펄떡펄떡 공처럼 한동안 튀면서 굴러다녔다. 오래 전에 건성으로 보았던 1999년 영화 ‘Magnolia’에 다시 집중한다. 열명이 넘는 중요 등장인들이 서로 엮이고 얽히면서 복합적 테마를 펼친다. ‘magnolia, 목련’은 인간의 본능을 상징한다고 한 영화 해설자는 의미심장하게 풀이한다. 청소년 관람불가. 톰 크루즈가 여성공략법을 강연하는 세미나 주최자로 열연한다. 등장인물들의 아픔과 혼동, 부모 자식 사이의 갈등이 과거와 현재를 인정사정 없이.. 뉴욕중앙일보 컬럼, 잠망경 2022.02.21
|Poem| A Furtive Thought A Furtive Thought A huge cloud covers the right side of my sight. A few raindrops are falling. I believe it is okay that I have a little excessive feeling towards you. From the left side of the sky a handful of sunrays pour down. My fantasy flies over the far away forest behind the spacious parking lot stark explicit. I want to let you know that I am given to dislike poems with the theme toiling.. Poems, Ryang Suh 2021.02.20
|컬럼| 282. 왜 울고 웃는가? 얼마 전 정신과 병동 환자들과 토론을 하던 중 우리는 왜 걸핏하면 울고 웃느냐는 화제를 다룬 적이 있다. 물론 그 질문에 정답을 기대하는 건 불가능한 일이었고 다만 나는 그때 그 환자들의 호기심을 자극하고 정신 집중을 격려하려는 의도가 있었을 뿐이었다. 한 환자가 모범생 같은 표.. 뉴욕중앙일보 컬럼, 잠망경 2017.03.19
|詩| 은근한 생각** 커다란 구름이 오른쪽 시야를 반쯤 덮는다 빗방울 몇 알 떨어진다 당신을 향한 내 마음만큼은 좀 지나치게 먹어도 괜찮으리라 믿는다 왼쪽 하늘에서 햇살이 한줌씩 쏟아진다 넓은 주차장 뒤 먼 숲으로 날아가는 내 환상은 아주 노골적이다 유약한 감성을 주제 삼아 아등바등 쓰는 시가 .. 詩 2014.06.15
|Poem| London Olympics London Olympics The summer's blocking the sky On the margin of the summer I hear the sound of frogs Male chorus entering on and off the pretty high-pitched sound range Very young men and women are flocking together in London. Fluffy clouds are embracing the top of Himalaya. Must living organisms entangle really that ferociously. The swimmers with wilting bodies are closing the.. Poems, Ryang Suh 2012.08.01
|컬럼| 74. 나비와 개구리 입춘과 우수를 지나면 3월 초에 약속처럼 경칩(驚蟄)이 우리를 찾아온다. 겨우내 땅속에서 잠자던 벌레와 동물들이 우수(雨水)의 물벼락을 맞고 깜짝 놀라 벌떡 일어나는 경칩이다. 경칩에 개구리 알을 먹으면 허리에 힘이 좋아진다 해서 나이 지긋한 우리 조상들은 턱수염을 바람에 휘날리며 이날 개구리 알을 찾으려고 산과 들을 헤맸다. 그리고 젊은 남녀들은 양키들이 발렌타인즈 데이에 초코렛을 깨물어 먹듯 서로의 사랑을 서명날인하는 상징적 행위로서 암수가 유별한 은행나무의 열매를 몰래 나누어 먹었다. 개구리가 헤엄치는 동작처럼 섹시한 장면이 또 있을까. 그래서 허리가 부실한 우리의 선조들이 개구리처럼 행동하고 싶은 연상작용을 일으켰다 하면 당신은 얼굴을 붉히면서 그게 아니라고 강하게 부인할 수 있겠는가. 수영에 있.. 뉴욕중앙일보 컬럼, 잠망경 2009.02.16
|詩| 맥박에 대한 극심한 유추 고등학교 생물 시간에 어느날 개구리 해부를 했지 왜 날카로운 수술칼 아래 개구리 염통이 불끈불끈 뛰는 걸 보고 내 염통도 이렇게 뛸거야 했지 왜 나중에 꽃에도 돌에도 염통이 불끈거리는 걸 봤다 아니 거진 본 것 같았어 초생달의 맥박 깻닢의 박하향 맥박 아 그리고 당신의 동공에 .. 詩 2008.04.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