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맥박에 대한 극심한 유추

서 량 2008. 4. 30. 20:39

 

고등학교 생물 시간에

어느날 개구리 해부를 했지 왜 날카로운 수술칼 아래 개구리 염통이 불끈불끈 뛰는 걸 보고 내 염통도 이렇게 뛸거야 했지 왜 나중에 꽃에도 돌에도 염통이 불끈거리는 걸 봤다 아니 거진 본 것 같았어 초생달의 맥박 깻닢의 박하향 맥박 아 그리고 당신의 동공에 섬광처럼 스미는 맥박도 봤지 이런 생각 마져 든다 전 우주가 개구리 염통처럼 일정한 리듬으로 불끈불끈 뛰고 있는 거라는 생각 서재 밖 떡갈나무들 몇 놈이 내가 눈으로 봐서 알 수 없는 음악을 연주한다 쿵딱쿵딱 드럼 소리 하나 똑똑히 들리고 나머지 멜로디들은 엉망진창이야 봄이 이다지도 엉망진창인걸 왜 진작 몰랐니

© 서 량 2008.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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