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초가을 개구리 소리
풀벌레들이 아코디언 소리로 흐느끼는 소리가 창문을 여는 순간 나에게 덤벼드는 9월 초순 서늘한 밤에 멀리 개 짖는 소리 들린다 개 짖는 소리가 벌레소리보다 훨씬 크다 오늘 아침에 노이로제 환자에게 기어이 듣기 심한 소리를 하고야 말았다 노이로제 증상이 있다는 게 세상을 지 마음대로 살라는 특권이 아니라고 내가 사는 부근에는 연못도 없는데 밤새도록 개구리 소리만 들린다 내가 혼자 개구리 수영을 할 때처럼 잠깐 꺽쇠모양으로 꺾었다가 쭉 뻗어서 물살을 휘젓는 입술 부르르 떨리는 트롬본 소리! © 서 량 2002.09.05 -- 두 번째 시집 (문학사상사, 2003)에서시집 소개: http://www.munsa.co.kr/GoodsDetail.asp?GoodsID=67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