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불이 난 이듬해 불이 난 이듬해 앞마당을 장악하는 흰 꽃마냥 벙싯벙싯 웃는 모습문을 꽁꽁 닫고 안에 갇힌 채 갇힌 채哀訴 애소하다가 고개를 번쩍 드는5월 중순한복판나는 1년전 불길이었다가 이제는 꽃이거나 詩作 노트:2019년 1월에 집에 원인미상의 불이 크게 났었다전세집에 살던 중 이듬해 찾은 공사 중 집 앞마당 © 서 량 2024.04.26 자서전的 詩모음 2024.04.26
|詩| 배 배 내 아버지가 보트를 저으신다철썩철썩 뱃전을 때리는 물결고개를 옆으로 돌리며열렬히 귀를 기울이며흔들흔들 직진하는 보트석양빛 얼기설기 잦아드는 내 얼굴 뒤쪽을 향하여 詩作 노트:노를 저을 때에 삐걱거리는 소리가 난다이대로 직진하면 곧 돌산에 부딪칠 거다 © 서 량 2024.04.25 자서전的 詩모음 2024.04.25
|詩| 동굴 동굴 환하다 웃는 여자들입을 지긋이 다문 남자들gray brown pink red 등등 원자 광자 중성자 뭉게뭉게 떠도는 굴 속 세 명이 앉아있고 다섯이 서있네 詩作 노트:서씨네 가족사진, 언제였는지 금방 기억하지 못한다 다시 보니 그때의 실내가 따스한 동굴처럼 느껴진다 © 서 량 2024.04.24 자서전的 詩모음 2024.04.24
|詩| 무대 무대 고개를 숙인 자세진실을 감추는 태도타인을 독려하며 본인을 부각한다덩달아 자신을 부각시키는 당신편안한 관객천정에 밝은 조명음성을 나지막하게 다듬는 중이다 詩作 노트:30년 전쯤에 빛 밝은 무대에서 누군지의 작품을확대 해석하는 장면이 카메라에 고스란히 잡혔다 © 서 량 2024.04.23 자서전的 詩모음 2024.04.23
|詩| 입 입 멈추지 못한다 물씬한 생선 비린내 눈살 찌푸리며 절로 터지는 가장 높은 음정 high C note마구마구 요동치는바다 속 제일 깊은 곳에서 詩作 노트:주둥아리가 저 정도라면 몸집은 최소한 school bus 크기는 됐을 거다 하며 나도 입을 크게 벌린다 왕창 © 서 량 2024.04.21 자서전的 詩모음 2024.04.21
|詩| 덕 타운 덕 타운 조그만 New York Long Island town 니은字 육중한 자세갸우뚱 하는 곁눈질자칫 깨질세라 big duck 하늘을 헤매다 big duck컴컴한 뱃속에 들어가서붕 떴다 내려온다 나는 새파란 하늘을 詩作 노트:대학시절 친구 하숙집 단칸방 정도 크기 오리 뱃속 gift shop 만화처럼 그린 오리 그림 한점을 쓱 샀다 © 서 량 2024.04.20 자서전的 詩모음 2024.04.21
|詩| 호랑이 상어 호랑이 상어 유리벽 건너 거침없이 나와 함께하는 당신나도 사뭇 사나워지네나를 날렵하게 스치는 순간 어흥 어흥 괜시리 좋아지네이유도 없이 전혀 아무런 詩作 노트:나보다 큰 몸뚱어리를 순 지 맘대로 이리저리 움직이는Tiger Shark 앞에서 나도 이빨을 들어낸다 어때 무섭지? © 서 량 2024.04.19 자서전的 詩모음 2024.04.19
|詩| 내 배 위에서 나비가 내 배 위에서 나비가 파란 나비 한 마리내 배꼽 위에 내려앉았다네 느닷없이어찌 알고 어찌 그리 알고접혔다 폈다 접혔다 폈다 하는 커다란 파란 나비 한 마리내 머리 위에서 커다란 녹색 잎새 하나부르르 떨고있다네 詩作 노트:롱 아일랜드 수족관에 아닌 밤중에 나비정원이 겻들여져 있다파란 나비 한 마리가 글쎄 내 배꼽 위에 떠억 내려앉는 거 있지 © 서 량 2024.04.18 자서전的 詩모음 2024.04.18
|詩| 뜨거운 생선 뜨거운 생선 왼쪽에서 오른쪽 방향으로 출렁이는 산소와 질소 물속에 깊이 파묻혀 사는 나는 비린내 풀풀 풍기는 생선이다 대기권 한 바퀴 돌고 난 후좋아라 꼬리치는 우주 눈부셔라 빗발치는 조명 詩作 노트:Long Island Expressway Exit 71로 빠져 로컬 길을 5분 안짝으로 운전해서 찾아간 좀 촌스럽고 조그만 Long Island Aquarium이다 © 서 량 2024.04.17 자서전的 詩모음 2024.04.17
|詩| 머리 어깨 발 머리 어깨 발 플랑크톤 아메바 짚신벌레팔 다리 손가락 발가락꼼지락거리는 바닷가였단다율진아 유니야 三位一體 the trinity환한 앞니 웃음 번지는 모래사장結跏趺坐 lotus position 선글라스 번득이는 바닷가에서였단다 엊그제 詩作 노트:아들 딸과 Long Island 바닷가에서삼위일체 자세를 취했다 오래 전에 © 서 량 2024.04.14 자서전的 詩모음 2024.04.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