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꽃과의 독백 꽃과의 독백 산바람 산들바람머리칼 곤두세우는 더운 바람내 등뒤에서 뭐라 종알대는 꽃지금껏 하늘하늘 흔들리는 꽃왜 그때 나는 그 말을 하지 않았나그런 생각을 하지 못했을까 詩作 노트:10년 전에 하와이에서 구불텅한 산길 이름 모르는 꽃 앞에서 사진을 찍었다 © 서 량 2024.03.24 자서전的 詩모음 2024.03.25
|詩| 하와이 연가 하와이 연가 자외선 차단하는 선글라스 휴화산 산허리 언저리 관광가이드 우스개소리 아늑하다구름이 압박하는 산등성이젊디 젊은 Samuel L Jackson쏘아보는 눈빛 숨어있는 뭉게구름 詩作 노트:2014년 하와이에 관광여행을 갔었지 1973년에 1년쯤 거기서 살 때보다 무지기 더 어수선하더라 © 서 량 2024.03.23 자서전的 詩모음 2024.03.24
|詩| 봄마당 봄마당 앵두나무 앞마당물 펌프 근처중1짜리 숯검정 모자판자 담 널빤지 이음새 판지를 떼어내어 만든 Star Wars lightsaber 光劍 칼싸움 놀이 시절을 졸업한 후 이마에 콱 박힌 가운데 中 詩作 노트:대전중학교 1학년 8반, 사정이 있어서 전가족이 나를 떼어놓고 서울로 이사 가기 전 내 얼굴이다 © 서 량 2024.03.22 자서전的 詩모음 2024.03.23
|詩| 노래자랑 노래자랑 뽐내고 싶었던 거였어고음에 미치려고 목을 조이며엄숙한 무대하이웨이를 면밀히 감시하는 state trooper7살짜리가 바싹 쫄았던 거육중한 한자어 Chinese character내 몸보다 훨씬 큰 태극기 앞'교육의 자주화' 슬로건 옆에 서서기를 쓰면서 詩作 노트:아버지가 낙동강 철교 보수작업을 하시던 경상도7살 평생 처음 무대에 섰는데 예선에서 탈락했다 © 서 량 2024.03.21 자서전的 詩모음 2024.03.21
|詩| 마우스피스 마우스피스 과묵한 금속을 밀착 취재하는얇은 갈대 버들피리버들피리 소리 삘릴리 삘릴리나는 입술에 침을 바른다목이 구부러진 테너 색소폰의 절제된 기대치바람에 씻기는 바람 소리 비브라토 비브라토 詩作 노트:색소폰 리드를 침으로 적신 다음 마우스피스에정교하게 맞추어 묶으며 나는 천천히 흥분한다 © 서 량 2024.03.20 자서전的 詩모음 2024.03.20
|詩| 만두집 수증기 만두집 수증기 휴화산 더운 기운 솟아나는저 속에서 일그러지는 나라면힘껏 비틀어진 꽈배기라면 내가 하물며 얇은 껍데기 야채만두 하나 가지고 자꾸만 피어나는 풍요로운 풍자의식이라면 詩作 노트:서울 을지로 5가 방산시장에서 김이 풀풀 나는 만두집에서 사진만 찍고 아무것도 먹지 않았다 © 서 량 2024.03.19 자서전的 詩모음 2024.03.19
|詩| 요한 스트라우의 추억 요한 스트라우의 추억 왼발을 앞으로 내민 황금 바이올린 연주자나는 오른발을 쓱 내딛는다바람결고뇌에 젖은 영혼들 몸으로 대신하는 communication화면 오른쪽 하단에 놓인 과일이 먹음직스럽네 詩作 노트:몇 년 전이었지 그때가 요한 스트라우스며 작곡하는 동생을 만나려 비엔나에 간 해가 © 서 량 2024.03.18 자서전的 詩모음 2024.03.18
|詩| 비무장지대 비무장지대 찍찍 산새 소리지뢰를 덜컥 밟은 일등병 성미 더러운 운전병달각거리는 트랜스미션 소리 산길 오솔길을 들입다 달린 거다목적지 MASH 이동식육군외과병원위생병은 귀여운 바둑이나는 쉭쉭 바람 새는 클라리넷품에 안고 찍은 사진 한 장 詩作 노트:군대생활을 또 하라 하면 못한다허기사는 그러라는 사람도 없지만 © 서 량 2024.03.17 자서전的 詩모음 2024.03.17
|詩| 목관악기 목관악기 화를 내며 박자를 지키는 아이들윤끼 나는 악기를 거머쥔 손성질 사나운 뺀드부 아이들클라리넷 넷 알토 색소폰 둘 테너 색소폰 하나숲을 향한 각도가 제각각 다르네때때로 엇박자를 내는 뺀드부 아이들너네들 다들 한통속이로구나 詩作 노트:아직 내 몸에 뺀드부 기질이 숨어있다 옛날 어른들이 딴따라 기질이라며 멸시하던 기질 © 서 량 2024.03.16 자서전的 詩모음 2024.03.16
|詩| 명상 명상 뽐내는 마음 뭐가 뭔지 모르는 마음이반반씩 섞이는 거라 귓속이 간질간질한 청진기키가 내 키 반만 한 여자아이 배에서 꼬르륵 소리 나네서 중위가 남의 배를 만지며 명상에 잠기는 장면이다 이거 詩作 노트:전방에서 군의관 근무를 할 때 종종 군인가족 진료를 했다. 배앓이 하는 어린애 배에서 나는 꼬르륵 하는 소리가 되게 컸어. 생각난다. © 서 량 2024.03.15 자서전的 詩모음 2024.03.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