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표된 詩

|詩| 두 개의 색소폰을 위한 주제와 변주곡

서 량 2022. 6. 7. 19:39

 

악기편성이 소프라노색소폰 테너색소폰
피아노 베이스기타 드럼으로 5인조
주제 멜로디는 푸른 하늘 은하수 단순하게
하늘이 칙칙하게 좀 어둡게 보이게
소프라노가 리드한다

테너와 베이스는 오로지 조용한 화음 넣기

절대로 미리부터 흥분하지 않는 피아노
주제의 끝 부분에서 드럼이 치지지익!

치를 떤다 스윙 리듬의 민망스러운 낌새
곧 악기들은 개성이 사라진다 춤 출 때
남녀 몸매 차이가 사라지듯 흐치! 흐치!

흐치! 흐치! 규칙적인 장단 배후에

애절한 피아노 코드 시시각각

확고하게 언성을 높이는 드럼 이윽고
피아노 블루스 스케일이 띠리리링! 깔리고 나서
테너가 한발 앞으로 나선다

대뜸 처음부터 높은 음정을 취하는 테너
체면이 땅에 쿡 떨어져도 괜찮다는데야
당신도 어쩔 수 없지 음산하게 낮은

소리를 내는 소프라노

소프라노는 목하 몸을 푸는 중
돛대도 아니 달고 삿대도 없이
서쪽을 향하는 우리네 숙명 칫치이! 칫!

칫치이! 칫! 스네어 드럼을
마찰하는 쇠 브러시 서러움도 한 순간이다
돌아가자 스윙으로 돌아가자 후두두두두둑!
후두두두두둑! 턱턱! 칭!~
뒤범벅으로 엉키는 탐탐과 하이햇과 심벌
가기도 잘도 간다 서쪽 나라로 흐치! 흐치!
우리는 한 자리에 다만 죽은 듯 서 있고

은하수가 흐를 뿐 스윙 리듬으로 줄곧 출렁이며

 

© 서 량 2005.12.01

 

시작 노트:
옛날 옛적 고려적 호랑이 담배 피던 시절에 음악과 시를 병합시키고 싶어서 안달을 부리던 때가 있었다. 오늘 아침 우연히 그걸 발견하고 야, 내가 좀 무리했구나 그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군더더기 투성이. 수다스러움. 민망스러운 리듬감각의 발로. 응, 그렇다. 재즈가 그렇다. 엄격한 화음진행 속에서 이루어지는 군더더기 투성이 소리. 맞다맞다. 시도 소리다. 음송시나 랩처럼.

https://news.koreadaily.com/2005/12/14/life/artculture/386610.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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